이 기사는 02월 14일 08:3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화학·소재 전문 기업 화승소재의 신용도가 악화하고 있다. 전방 시장 규모가 정체되고 있는 데다 원재료비 상승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탓이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화승소재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종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꿨다. 현재 BB+인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화승소재는 한 단계만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돼도 투자 등급으로 올라선다. 하지만 투자 등급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오히려 추가 강등 위기에 처한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전방인 자동차 산업의 업황 반등으로 외형과 수익성이 개선됐다. 하반기 들어선 자동차 생산량이 정체되면서 외형 성장이 소폭에 그쳤다. 수익성 역시 주요 경쟁사에 비해 교섭력이 낮은 상황에서 국제유가에 연동된 원재료비 상승을 판매가격에 원활하게 전이하지 못해 나빠졌다. 주력인 고무소재 부문이 적자 전환했고, 방위산업 부문 역시 채산성이 낮아졌다.
한국기업평가는 "원재료 가격 상승을 판가에 전이하기 위해 고객사와 협의 중이지만 고객사 대다수가 자동차부품 업체로 부품 업체의 부진한 업황을 볼 때 과거 수준의 수익성을 회복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영업창출현금의 본격적인 회복에는 중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화승소재는 지난해 대규모 배당 유출과 축소된 영업창출현금, 소송 패소에 따른 공탁 등으로 차입 규모가 2020년 말 대비 약 70억원 증가했다. 올해 생산라인 증설로 약 130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차입금 규모가 재차 확대될 수 있다.
유준위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2023년 이후 증설 제품이 본격 출하될 전망인 데다 증설 이후 자본적지출 규모가 축소돼 현금흐름의 안정성을 확보하며 잉여현금흐름으로 차입 규모를 줄여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외형 성장에 따른 운전자본 투자 부담 확대와 배당 유출 지속 가능성을 보면,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비해 높아진 재무부담을 단기간 내 경감할 가능성이 높진 않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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