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쇼크' 인정한 통화당국…한은, 올해 물가전망 3%로 높일듯 [김익환의 BOK워치]

입력 2022-02-13 14:06   수정 2022-02-13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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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원자재 공급 차질 사태가 불거진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심각해지는 것도 물가를 밀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전방위에서 물가 상승압력이 밀려오면서 한은의 시각도 어두워지고 있다. 한국은행도 치솟는 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은이 이달 24일 발표하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종전 2.0%에서 2.9~3.1%로 대폭 올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 같은 추정치는 지난해 소비자물가(2.5%)보다 0.4~0.6%포인트 높은 것은 물론 연간 기준으로 2011년(4%)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물가안정을 목표로 삼는 한은의 물가 전망은 국내외 기관 가운데 신뢰도가 가장 높은 것은 물론 가계·기업의 기대인플레이션에도 상당한 영향을 준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물가 상승률은 작년(2.5%) 수준을 웃돌아 2%중후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이 총재 발언 당시에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최근 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에 근접한 현 상황을 고려하면 올해 물가는 3%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물가 상승 압력 확산 동향 평가' 보고서에서 "물가가 2% 이상 오른 품목의 수는 올해 1월 239개로 작년 1월(132개)보다 큰 폭으로 불었다"며 "물가 오름세가 이어져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 재차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보다 심각해질 경우 물가 오름세가 이어지고, 경제성장률은 더 내려갈 수 있다. 그만큼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급등) 우려가 번질 우려도 깊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 수입액이 불어나고, 그만큼 무역수지와 성장률을 갉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연평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하면 성장률은 0.3%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포인트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우려는 일부 현실화되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무역수지는 지난해 12월(4억5200만달러 적자), 올해 1월(48억9000만달러 적자)에 이어 이달 1~10일(35억달러 적자)까지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통화당국인 한은은 물가에 더 신경을 쓸 계획이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을 웃도는 반면 물가는 상승압력이 더 커지고 있다"며 "물가를 제어하기 위한 통화정책 운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은의 금리인상 시점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인상이 예상되는 오는 3월 이후로 올 2분기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대선도 앞두고 있는 만큼 이달은 숨고르기에 나설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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