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민간기업과 공공기관 임원의 급여를 제한하는 '살찐 고양이법'을 두고 "삼성전자 몰락법이고, 중국이 좋아할 시진핑 미소법"이라고 평가했다.
이 후보는 1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인 여러분께 보고드립니다'에서 "(살찐 고양이법은) 의도가 좋고, 이상적이어서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국제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 안에서 정한다고 막히지 않으며 오히려 국부와 기술, 역량이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치인은 사상가가 아니고, 시민운동가도 아니고 국민에게 고용된 일꾼"이라며 "정치인들이 자신의 정치적 가치와 이상,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국민을 희생시키려는 시도는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1일 한국기자협회 주최로 열린 2차 TV 토론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와 살찐 고양이법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당시 이 후보는 "삼성전자의 고위급 임원들을 중국에서 기술 유출을 위해 영입하려고 노력하는데, 기업들의 고위 임원들의 보수가 제한되면 중국으로 빠져나가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시장 존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심 후보는 "지금 대한민국의 불평등이 소득 격차와 자산 격차의 분야에서 크다"며 "그런 과정에서 살찐고양이법을 이야기했고, 민간 부문에 대해서 여러 논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더불어민주당이나 이 후보가 공공 부문, 국회의원 부문부터 확실하게 결정해야 한다"며 "그러면 민간 부문은 얼마든지 논의할 용의가 있다. 공공 부문 종사자나 국회의원들부터 (보수를 제한하는 데) 앞장서자"고 제안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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