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 나비효과…중고차값 뛰자 보험사 손실 확대

입력 2022-02-14 17:41   수정 2022-02-15 01:07


미국 기업들이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인플레이션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원자재 가격, 운임, 인건비 등이 인플레이션 악재가 된 와중에 온갖 곳에서 인플레이션 여파가 튀어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보험회사 올스테이트는 중고차 가격 급등으로 보험 가입자들에게 줘야 하는 보험금이 급증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자동차 사고가 일어났을 때 보험사가 지급하는 보험금은 차량의 잔존가치를 반영하는데, 잔존가치는 통상 중고차 가격에 연동된다. 따라서 중고차 가격 상승이 보험금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다.

세계적인 반도체 칩 부족 등으로 신차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덩달아 중고차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올스테이트에 따르면 미국의 중고차 가격은 코로나19 전인 2019년 초 이후 68% 뛰었다. 그 결과 작년 하반기에는 자동차 보험금 지급과 관련해 4억5000만달러가량의 손실을 봤다. 올스테이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보험료를 올리는 방법으로 손실 줄이기에 나섰다.

말보로 등을 제조하는 담배회사 알트리아는 23년여 전에 발생한 합의금 때문에 기습을 당했다. 알트리아를 비롯한 담배회사들은 흡연 피해의 책임을 둘러싸고 법적 다툼을 벌이던 끝에 1998년 합의금 2060억달러를 장기간 분할 납부하는 데 합의했다. 매년 납부액은 연 3% 또는 미국 연방정부가 발표하는 1월 물가상승률 중 높은 수치를 적용해 산출한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5%로 4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고 알트리아가 내야 하는 금액도 그만큼 늘어나게 됐다.

트위터 등 광고 의존도가 높은 소셜미디어들도 인플레이션을 주시하고 있다. 광고주들이 인플레이션을 이기지 못해 광고 지출을 줄일 수 있어서다. 신용카드회사 싱크로니파이낸셜, 전자결제업체 페이팔 등은 공급망 병목 현상 및 인플레이션 등이 개인 소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해 개인 결제액 감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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