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가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을 보인 카밀라 발리예바의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출전이 허용된 것에 대한 비판 글을 올리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김연아는 지난 14일 SNS 계정에 “도핑 규정을 위반한 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이 원칙에는 예외가 없어야 한다. 모든 선수의 노력과 꿈은 공평하고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Athlete who violates doping cannot compete in the game. This principle must be observed without exception. All players' efforts and dreams are equally precious)” 라는 글을 올렸다. 해당 글은 15일 오후 현재 22만 개 이상의 ‘좋아요’를 얻고 있다.
또한, 김연아의 글에 동의하는 댓글도 줄을 잇고 있다. 1만 개 가까운 댓글 중에는 한국어 외에 영어로 쓴 글도 많다. 이는 그의 발언이 세계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댓글로는 "피겨 여왕이 현명한 발언을 했다", "진실을 말해 줘 고맙다" 등의 반응이 있다. 특히 평소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김연아가 오죽했으면 SNS에 자신의 발언으로 목소리를 높이겠느냐는 반응이 대다수다.
김연아는 해당 글에서 특정인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금지약물 양성 반응이 확인된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피겨 여자 싱글 출전을 허용한 결정을 한 것을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김연아 외에도 많은 피겨인이 이번 결정을 부당함을 지적하고 나섰다. 1998 나가노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인 미국의 타라 리핀스키가 대표적이다. 그는 전날 트위터 계정을 통해 “나는 이번 결정에 강하게 반대한다. 양성 반응이 있었고 그녀가 출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며 “(발리예바의 경기 출전은) 가슴 아픈 일이다. CAS의 결정은 세계 스포츠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길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미국 피겨스케이팅 전 국가대표이자 NBC 스포츠 해설위원인 조니 위어도 SNS를 통해 “CAS의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라면서 “(약물에 대한) 양성 결과가 있다면 대회에 나가선 안 된다”라고 밝혔다. 소치동계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애슐리 와그너(미국)도 “다른 선수들에게 너무나 불공평하다”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언론들도 CAS를 꼬집고 있다. 영국 BBC는 “비평가들은 약물 검사에 걸린 선수가 왜 세계 최대의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는지 의문을 품고 있다”라며 리핀스키의 트윗을 인용했으며 CNN은 “이번 논란은 올림픽 폐막 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14일 발리에바가 여자 싱글 경기에서 메달권인 3위 안에 들면 올림픽이 끝나기 전까지 메달 수여식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발리예바가 메달권에 들지 못하면 정상적으로 시상식을 연다.IOC는 앞서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발리예바의 여자 싱글 경기 출전을 허용하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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