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윤석열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야권 단일화'를 두고 "총리나 장관(직을 약속하는 것)보다도 본인과 생각을 같이하는 사람과 함께 당선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1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2027년 대선에서 안 후보가 나설 정치적 기반을 마련하는 로드맵을 국민의힘에서 구상 중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안 후보도 정치를 계속해야 하는 입장이고 단일화를 모색하는 이유도 결국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적 명분을 찾는 과정으로 보고 있으며 경쟁적 단일화보다는 더 나은 명분을 제시할 수 있는 예우가 있지 않겠냐는 차원의 메시지"라고 답했다.
그는 "지금 저희가 먼저 제시할 수 없지만, 총리나 장관 이런 것들은 만약 나중에 배려가 있더라도 안 후보의 정치적 위상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며 "정치 지도자의 위상은 선거에서 본인의 세력을 이끌어 자신과 생각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함께 당선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통합한 뒤 통합정당의 당권을 맡는 시나리오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인가'라는 물음에는 "실제 그런 제안이 선거 전에 나온다면 대중이나 당원이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겠다"면서 "만약 그런 의도가 있다면 안 후보 측에서 저희에게 이야기해야 한다. 저희 당헌당규상 그런 절차가 따로 있지 않고, 당 통합 절차를 거친 통합 전당대회는 가능하겠지만 현실적이지 않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이어 "선거가 20일가량 남은 상황에서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대한 협상 혹은 너무 긴 대화를 오가게 되면 국민이 우리 후보의 진짜 정책이나 비전을 확인할 기회가 줄어든다"며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시한은 선거 40일 전에 보통 이야기하고 이미 한참 지났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안 후보는 지난 15일 경북 구미에 있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뒤 취재진에게 "(윤 후보가 단일화에 관해) 가능한 이른 시일 안에 결심을 밝혀주셨으면 한다"며 "대선 후보가 제안한 것이니 그쪽에서도 대선 후보가 '하겠다, 하지 않겠다' 말씀해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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