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도나네맙’이 FDA의 판매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언제든 시장의 리더가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연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어마어마한 시장이지만 이렇다 할 ‘주인’이 없는 시장인 셈이다.
디자인셀은 줄기세포 기술을 이용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을 정조준한 국내 바이오 기업이다. 뇌질환 연구에 오랜 세월을 바친 김윤배 충북대 수의학과 교수가 2016년 설립했다.
○34년 연구 노하우 담은 바이오기업
디자인셀이 꼽는 핵심 기술은 ‘기능성 유전자 탑재 줄기세포’ 기술과 ‘기능성 엑소좀 대량획득 공정’이다. 기능성 유전자 탑재 줄기세포는 줄기세포에 기능성 유전자를 집어넣는 기술이다. 줄기세포에 인지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유전자를 실으면 학습력과 기억력을 상실하는 치매 증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엑소좀은 줄기세포에서 나오는 기능물질을 전달하는 나노입자다. 유효 성분이 든 엑소좀을 다량 생산해 치료제로 이용하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체 배양기술을 통해 기존 기술 대비 50~100배 많은 엑소좀을 추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자인셀은 이 엑소좀에 알츠하이머 증상을 악화시키는 독성 아밀로이드를 분해하는 기능물질을 담아 전달하겠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디자인셀이 보유한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은 치매 줄기세포 치료제(파이프라인 DC-001) 등 5개다. 치매 외에도 녹내장과 관절염, 아토피 치료를 위한 후보물질 연구가 진행 중이다. 연내 동물실험을 통해 독성 및 유효성 평가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또 자가혈액의 특정 성분을 활용한 녹내장 치료법으로 연구자 임상시험도 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유효성이 입증될 경우 완치가 어렵다고 알려진 녹내장 치료에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윤배 디자인셀 대표는 “FI의 투자로 치매, 녹내장, 관절염, 아토피 등의 비임상 및 임상시험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며 “내년 K-OTC 시장 진출 후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난치병 치료제를 실용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디자인셀은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19년 중국 STG(Sinder Technology Group)와 합작으로 칭다오신더디자인셀유한회사(QSDSC)를 설립해 줄기세포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또 크로아티아 대사관과 보건복지부의 요청으로 크로아티아 풀라대 의과대학에 공동법인을 설립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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