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플러스 “창사 이래 최대 실적…中 하이난 판매허가 1분기 기대”

입력 2022-02-17 11:28   수정 2022-02-21 10:55



바이오플러스가 2003년 창사 이래 약 20년 만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국내외 매출이 모두 늘어난 덕이다. 기존 사업의 성장을 바탕으로 신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17일 바이오플러스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4% 급증한 37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83억원으로 49% 늘었다. 제품 경쟁력과 이를 바탕으로 한 영업활동 강화 방침이 효과를 본 것이란 설명이다. 가격을 유지한 채 국내외 판매량을 늘린 게 주효했다.

바이오플러스는 올해 기존 주력 사업인 히알루론산(HA) 필러에서 나아가 HA 기반 생체재료로 사업 확장을 본격화한다. 글로벌 기업으로의 기술수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제품 경쟁력 기반 국내외 판매 확대
바이오플러스는 HA 필러 전문 기업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회사 전체 매출의 약 80%를 HA 필러가 차지하고 있다.

2003년 설립 후 연구개발(R&D)에 매진해왔다. 약 10년 전부터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시작한 후로는 ‘좋은 제품을 제값에 팔자’를 영업방침으로 내걸었다. 품질과 가격을 동시에 높이자는 계획이었다.

이는 곧 높은 영업이익률로 이어졌다. 2020년 50.59%를 달성한 뒤 현재까지 영업이익률 5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바이오플러스 관계자는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필러의 견본품부터 돈을 받고 파는 구조를 만들어냈다”며 “연구개발(R&D)에 집중해 기반을 만들어 놓은 덕에 매출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이익률은 더 증가하는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2021년 역대 최대 실적에도 높은 영업이익률은 지속됐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해외 판매가 늘어난데다, 국내 매출도 역대급으로 끌어올렸다. 바이오플러스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에서 기존 거래 대리점 대상 판매 물량이 증가했고, 신규 거래처도 다수 확보했다. 또 영업마케팅 부서를 신설하고 영업 인력을 확대하면서 국내 매출을 늘렸다.

바이오플러스가 내세우는 제품 경쟁력은 HA 제조 플랫폼 기술인 ‘MDM테크놀로지’(MDM테크)에서 나온다. HA는 생체유래물질이 가진 안전성 덕에 기존에도 많이 사용돼온 물질이다. 그러나 체내에서 쉽게 분해돼 갈더마와 엘러간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분해를 늦추기 위한 가교물질로 ‘BDDE’라는 독성물질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BDDE가 분해 후 100% 사라지지 않고 일부 체내에 남아 부작용이나 암을 유발한다는 문제가 제기돼왔다.

바이오플러스는 이를 보완한 독자 가교물질인 ‘DVS’를 활용했다. 회사에 따르면 DVS는 BDDE보다 분자량이 작고, 분자 길이도 3분의 1로 짧다. DVS는 HA 분자와의 결합에 모두 참여한다. 이로 인해 남는 물질 없이 거의 완전가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체내에서 완전히 분해돼 부작용 및 암 유발 독성물질도 사라진다는 설명이다.

필러 외에도 MDM테크를 적용할 수 있는 생체재료 응용제품은 다양하다. 바이오플러스가 최근 주력하고 있는 제품은 유착방지제다. 유착방지제는 수술 후 체내 장기나 조직이 서로 붙는 것(유착)을 막아주는 재료다. 2019년 3억원이었던 유착방지제 매출은 2020년 15억원에 이어 지난해는 상반기에만 17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전체 유착방지제 매출은 전년 대비 2배인 3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MDM테크 기반 신사업 추진
바이오플러스는 올해도 호실적 기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여러 준비 작업을 해왔다.

지난달에는 MDM테크를 기반으로 개발한 방광염 치료제의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바이오지노를 통해서다. 바이오지노는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만든 헬스케어 기업이다. 국내 산부인과 전문병원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플러스는 바이오지노와의 공급계약을 통해 비뇨기과 및 산부인과 판매를 본격화했다. 방광염 치료제 국내 시장은 5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HA 기반 인공생체유방과 인공생체관절도 개발 중이다. 모두 전임상 중이다. 인공생체유방은 글로벌 다국적 기업에 기술수출을 추진한다. 인공생체관절은 2024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아 2025년 출시하는 게 목표다.

지난해 시작한 바이오 기업들과의 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약 43%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 오라바이오와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공동 개발은 어느 정도 가시화됐다. 2024년 가동을 목표로 충북 음성에 건설 중인 바이오플러스 신공장에 보툴리눔 톡신 생산 설비도 마련키로 했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에는 2021년 경영권을 인수한 유비프로틴의 반감기 연장 기술도 접목한다는 방침이다.

바이오플러스 관계자는 “오라바이오는 미국으로부터 합법적으로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확보해 출처 문제가 없다”며 “필러와 보툴리눔 톡신은 보완재로 묶일 만큼 밀접하기 때문에 바이오플러스의 필러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 사업도 순항 중이다. 바이오플러스는 작년 1월, 중국 하이난 자유무역항 중점 프로젝트 참여기업 8곳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 하이난에 설립한 법인을 통해 현지에서 필러 등 제품을 생산하고, 중국 본토의 품목허가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현지 생산 시설 부지도 마련했다.

우선 기존 제품의 하이난 판매부터 추진한다. 하이난 의료관광특구의 특별수입허가 제도를 통해서다.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늦어도 올 1분기 안에는 허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판로도 확보했다. 바이오플러스는 지난 8일 하이난 의료관광특구에 미용성형병원 가맹점(프랜차이즈) 1호점을 개설했다고 발표했다. 손을 잡은 츠밍건강검진그룹은 중국 내 100여개 건강검진센터 및 병원을 운영 중이다. 바이오플러스는 이 곳에 필러와 유착방지제, 의료장비 및 병원 소모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한국의 전문 의료진도 파견한다. 츠밍은 중국 내 미용성형 프랜차이즈 병원 설립 및 제품 사용에 필요한 인허가와 병원 운영을 담당하게 된다. 2025년 30호점까지 병원을 늘린다는 목표다.

필러는 연말까지 1호점에서 임상 자료를 확보해 이를 토대로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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