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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지역주의에 기대는 정치, 정치인들이 만들어놓은 지역구도는 미래를 위해 깰 때가 왔다”며 “윤석열이 지역주의를 깨고 대한민국 번영과 광주 발전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저는 공직에 있을 때 보따리 싸서 전국을 돌아다녔다”며 “제게는 지역주의 자체가 없다”고도 했다.
윤 후보는 취약한 광주·전남의 인프라 상황을 언급하면서 정부·여당 비판에 열을 올렸다. 그는 “수십 년에 걸친 이 지역의 더불어민주당 독점정치가 광주와 전남을 발전시키지 못한 것을 다 알고 계시지 않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입만 열면 광주·전남을 발전시키겠다고 했는데, 다른 지역에 다 있는 복합 쇼핑몰 유치도 반대해왔다”며 “광주의 역내 GDP(국내총생산)가 전국 몇 위인가. 꼴등이다, 꼴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광주가 대한민국·아시아·세계의 AI(인공지능) 거점 도시가 되도록 저 윤석열이 만들겠다”며 “청년들이 꿈과 희망을 가지고 몰려드는 그런 멋진 도시가 돼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윤 후보의 여덟 번째 호남 방문인 만큼 광주의 분위기도 예전과 사뭇 달랐다. 전날 방문했던 대구와 부산 지역만큼은 아니었지만, 장날이 아닌데도 시장에는 100~150명의 사람이 몰렸다. 유세 현장에 나온 한 광주 시민은 “평생 민주당 당원이었는데 이번에는 윤 후보를 찍을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다시 한번 김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 부정부패 척결을 강조했다며 “부정부패를 놔두고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 번영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 정권은) 얼마나 잘못을 많이 했길래 부정부패를 엄단하고 법치를 세운다는 걸 정치 보복 프레임으로 만들어 국민을 기만하는 것인가”라며 “부정부패는 국민을 향한 약탈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정부패는 내 편이든 네 편이든 안 가릴 것이고, 대통령이 되면 내 편의 부패부터 단호히 처단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호남을 벗어나 충청권에선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확 높였다. 그는 충북 청주 상당로 성안길 거리 유세에서 “(문재인 정부는) 늘 가진 사람 것을 뺏어서 없는 사람 나눠주고 마치 무슨 홍길동인 것처럼 떠들지만 결국 어려운 사람을 더 힘들게 한 정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런 위선이 도대체 어디 있느냐”고도 했다. 윤 후보의 문재인 정부 비판이 계속될수록 지지자들의 호응은 높아졌다. 급기야 윤 후보가 “기득권 카르텔을 국민을 위해 박살내겠다”고 하자 청중 사이에서 “문재인 구속하라”는 구호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윤 후보는 유세 일정을 마친 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유세버스에서 사고를 당한 운전기사와 국민의당 지역 선대위원장의 빈소를 방문해 조문했다. 그는 빈소가 차려진 충남 천안 단국대병원과 순천향대 천안병원을 잇따라 찾았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조문을 접점으로 두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선대본부 측은 “관련 대화는 일절 하지 않았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인간적인 도의로 조문한 것”이라고 전했다.
광주=이동훈/성상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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