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영업이익 증가세에도 재무안정성 개선 쉽지 않은 통신사[김은정의 기업워치]

입력 2022-02-17 07:57   수정 2022-02-1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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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2월 17일 07:5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재무안정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매출·영업이익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탈(脫)통신 전략 관련 투자가 이어지면서 잉여현금흐름 확보가 쉽지 않아서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국내 통신3사의 지난해 연간 잠정 실적을 검토한 뒤 이같이 예상했다. 3사 모두 5세대(5G) 비중 확대와 비통신 사업 강화로 매출 증가세를 나타냈다.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수익성 역시 좋아졌다.



SK텔레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6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 이동통신 매출이 5G 비중 확대로 증가한 가운데 SK브로드밴드 매출이 인터넷TV(IPTV) 가입자 증가를 바탕으로 9% 증가하면서 전사적인 매출 확대를 이끌었다. 연간 영업이익은 1조3900억원으로 11% 증가했다. 5G 비중 확대와 IPTV·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성장에 따라 감가상각비·마케팅비 등 비용이 안정화돼서다. 감가상각비 감소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8.3%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개선됐다.

KT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4조9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4.1% 증가했다. 주력 사업인 무선·인터넷·유선전화 매출 증가율이 1.7%에 그쳤지만 기업인터넷·기업통화와 미디어·모바일플랫폼이 각각 5.1%, 5.8% 증가한 덕분이다. 연간 영업이익은 1조6700억원으로 41.2% 증가했다. 5G 가입자 증가에 따라 효율적인 비용 집행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과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은 각각 6.7%, 21.2%를 기록했다. 각각 전년에 비해 1.2%포인트, 1.1%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3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전화 매출은 역성장했지만 나머지 전 부문이 고르게 성장했다. 무선 매출은 알뜰폰 가입자 증가에 따라 4% 증가했으며, 초고속인터넷·IPTV 매출은 9.5% 증가했다. 기업인프라 부문은 기업 대상 신사업의 수익 확대와 전용회선 사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면서 10.7%의 매출 증가를 나타냈다. 이렇다 보니 연간 영업이익은 9790억원으로 10.5% 증가했다. 마케팅 비용이 전년 대비 1.9% 감소하면서 서비스수익 대비 마케팅 비용 비중이 전년 24.1%에서 22.4%로 하락한 것이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 영업이익률과 EBITDA 마진도 각각 7.1%, 24.7%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0.4%포인트 개선됐다.



다만 3사 모두 재무부담은 여전했다. KT의 지난해 설비투자비는 2조8500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신규 계열사 지분 인수와 자사주 취득 등으로 차입금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24.3%로 전년 말에 비해 7.8%포인트 상승했다.

SK텔레콤 역시 지난해 설비투자비는 3조원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이뤄진 인적 분할에 따라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50.6%로 전년 말에 비해 54.2%포인트 상승했다. LG유플러스의 설비투자비는 2조3500억원으로 전년 2조3800억원과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배당금 확대와 자사주 취득에 따른 현금유출로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이 143.4%로 전년 말 대비 3.6%포인트 상승했다.

한국기업평가는 "5G 확대에 따라 가입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무선통신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 상승세가 유지되면서 3사의 영업실적 개선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점유율 추이를 볼 때 과점 경쟁 구도가 고착화하고 있어 마케팅 비용 증가 폭이 제한될 것"이라며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 부담은 외형 확대로 제어 가능하기 때문에 영업이익도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잉여현금흐름 확보를 통한 재무안정성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준기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3사의 탈통신 전략 관련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 KT가 매출 분류 체계를 변경하고 SK텔레콤이 5대 사업군으로 재편하기로 하는 등 비통신 사업에 대한 투자를 보다 강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주주환원 정책 강화에 따라 배당과 자사주 매입이 확대되고 있어 재무안정성 개선 여력이 낮아지고 있다"고 했다. 한국기업평가는 SK텔레콤과 KT의 장기 신용등급으로 AAA를, LG유플러스엔 AA를 부여하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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