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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하락기에도 주가가 반등한 종목은 있다. 킷캣 허쉬초콜릿 등으로 유명한 미국 제과업체 허쉬(종목명 HSY)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던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10.87% 상승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빠르고 강하게 긴축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지난달 26일에도 허쉬 주가는 3거래일 연속 올랐다.
전문가들은 증시 변동성이 큰 시기에 주목해야 할 주식으로 허쉬를 꼽는다. 가격 결정력이 있고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높은 배당성향도 돋보인다는 평가다.
가격 결정력 있는 1위 업체
허쉬는 2020년 기준으로 미국 제과 부문에서 32%의 점유율을 확보한 1위 업체다. 초콜릿 시장점유율은 46%에 달한다. 2위 업체인 마스의 점유율은 20%대다.허쉬의 시장점유율이 중요한 이유는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 인건비, 운송비 등 제품 제조와 관련된 모든 부문에서 비용이 증가했다.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차지하지 않아 가격 결정력이 없는 기업은 이런 시기에 가격을 쉽게 올릴 수 없다. 소비자들이 대체할 물건을 찾기 때문이다.
선두 기업은 다르다. 자사 제품에 대한 충성도를 가진 소비자가 많아 가격 인상으로 인한 원가 상승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 허쉬도 이 길을 택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모든 제품의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마이클 벅 허쉬 최고경영자(CEO)는 “역사적으로 우리는 가격 인상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다”며 “소비자들은 허쉬가 아닌 다른 브랜드를 원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힘은 성장으로 이어졌다. 주당순이익(EPS)은 네 분기 연속 전문가 전망치를 웃돌았다. 코로나19로 커진 제과 시장도 허쉬의 성장을 이끌 것이란 분석이다. 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은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정착되면서 제과 시장은 2026년까지 연평균 6.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허쉬는 5년간 연간 9%의 실적 증가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주하지 않는 안정적인 기업
M&A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주력인 초콜릿 외에도 트렌드에 맞춘 스낵 사업까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아닌 일반적인 시기에는 초콜릿사업부가 큰 성장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2018년 저칼로리 팝콘 스키니팝 제조회사인 앰플리파이 등을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슈거프리 초콜릿 브랜드인 릴리스와 도츠프레첼은 사들이며 사업을 확장했다. 작년 스낵사업부의 매출은 전년보다 39% 늘어난 1억5900만달러(약 1900억원)에 달했다.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한 높은 배당성향도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 10년간 허쉬의 배당 증가율은 9.5%를 웃돈다. 향후 배당성향도 50%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정보 사이트 팁랭크에 따르면 15명의 애널리스트 중 8명이 허쉬에 ‘매수’ 등급을 매겼다. 7명은 중립이었다. 목표 주가는 209.80달러로 현재 주가 대비 3.53%의 상승 여력이 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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