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윤기 "내 실수로 2위 죄책감…후배들에게 부끄럽다"

입력 2022-02-17 10:40   수정 2022-02-17 14:19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곽윤기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마지막 레이스를 펼친 소감을 밝혔다.

지난 16일(현지시간)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곽윤기, 김동욱, 박장혁, 황대헌, 이준서)은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 6분 41초 69의 기록으로 캐나다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곽윤기는 경기 직후 "선두에서 달리고 있다가 내가 실수하는 바람에 두 번째로 밀리면서 레이스가 꼬였다. 죄책감이 엄청 크다. 후배들한테 부끄럽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마지막 9바퀴 남았을 때 추월 할 기회가 있었는데 마지막에 승부를 보자는 생각에 참았다. 그것도 후회된다"라며 "후배들에게 나만 믿고 따라오라고 큰소리를 쳤는데 그 결과가 은메달이라 창피하고 입만 산 선배가 됐다"며 소감을 전했다.

또 "내가 경험한 대표팀 중 가장 가족 같은 대표팀이었다. 올림픽을 준비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경쟁하는 마음이 생기는데 이번에는 서로 더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며 "이런 후배들을 만난 것도 내 복이다"라고 덧붙였다.

곽윤기는 "금메달만 바라보고 왔는데 도달하지 못해 너무 아쉽다. 오늘이 은퇴 경기라 마음먹었는데 아쉬운 결과를 보니까 '한 번 더 도전해야 하나'라는 고민이 든다"며 "처음부터 쉽지 않았는데 그런데도 믿고 응원해 준 국민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제 100만 유튜버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금메달을 못 땄으니까 그거라도 해야 한다"며 "4년 뒤 올림픽에는 선수로 못 가더라도 유튜버로서 가서 쇼트트랙을 재밌게 전파하기 위해 힘쓰겠다"며 마무리했다.

한국이 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계주에서 메달을 딴 건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은메달 이후 12년 만이다. 금메달은 캐나다가 차지했다.

곽윤기는 계주 경기를 마치고 열린 간이 시상식에서도 나이를 잊고 후배들 앞에서 재밌는 장면을 연출했다. 후배들보다 먼저 시상대에 올라 혼자서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 댄스를 선보이는 특별한 세리머니를 펼친 것.

곽윤기는 공동취재구역(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세리머니에 대해 "준비했다기보다는 평소에 BTS 팬이기도 하다. 올림픽 초반에 편파 판정 등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RM의 위로를 받고 보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100만 유튜버가 되겠다던 곽윤기의 꿈은 오래지 않아 달성됐다. 곽윤기가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꽉잡아윤기’는 17일 오전 마침내 구독자 100만명을 찍었다. 베이징동계올림픽 전에는 불과 17만에 불과했던 구독자는 이번 올림픽 특수를 제대로 누리면서 급격히 성장했다.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에서는 아쉽게 금메달을 놓친 곽윤기가 대신 유튜브 골드 버튼을 받게 된 셈이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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