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저평가' 지주사, 올해는 대접받나

입력 2022-02-18 17:21   수정 2022-02-28 15:43

지주사는 ‘만년 저평가주’로 불린다. 작년 가치투자자를 중심으로 ‘지주사 재평가론’이 떠올랐지만 주가는 반대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거버넌스(지배구조) 문제를 이유로 지주사 주식을 외면했다. “지주사는 대주주 세금 문제 때문에 주가 부양에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올 들어 지주사에 대한 재평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주사들이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적인 경영을 하겠다고 잇따라 밝히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거버넌스 개선에 적극적인 지주사를 중심으로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0% 육박한 지주사 할인율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는 52주 최고가(30만8000원) 대비 26.79% 하락했다. 현 주가(22만5500원)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말(26만2000원)에도 못 미친다. 삼성물산(-22.95%) LG(-38.97%) CJ(-28.98%) 등도 52주 최고가 대비 큰 폭으로 조정받았다.

순자산가치(NAV) 할인율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NAV는 지주사의 영업가치에 상장·비상장 자회사 지분가치를 모두 더한 것을 말한다. 2020년 초 40% 수준에 불과하던 지주사 NAV 할인율은 최근 60%까지 상승했다. 지주사의 영업가치와 지분가치는 올랐지만 주가는 떨어졌다.

그동안 지주사 주가를 억누른 가장 큰 요인은 거버넌스 문제였다. 지주사는 좋은 실적과 막대한 현금성 자산에도 주주환원에 소극적이었다. 최근에는 물적분할과 모·자회사 동시 상장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지주사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주사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공감대는 있지만 정작 기업들이 주가 부양에 관심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지주사 재평가를 위해선 거버넌스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어오르는 재평가 기대
증권가에서는 올해 지주사 주가 반등을 전망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격 매력에 더해 거버넌스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SK는 2015년 통합지주사 출범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주주배당을 발표했다. 롯데지주는 작년 주당 배당금을 2020년 대비 50% 늘리고 우선주 18만2020주 소각 계획을 내놨다. 이 밖에 삼성물산, 현대중공업지주, LG, CJ 등도 배당을 확대했다.

지주사들은 좋은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소액주주들의 주주환원 요구가 강해지면서 지주사들이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통령선거가 지주사 재평가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20대 대선에서 주요 후보는 물적분할 규제 등 소액주주 권리를 보호하는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물적분할 이슈로 지주사의 자회사 지분가치 할인이 확대됐던 점을 감안하면 규제 도입이 지주사 재평가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대선을 전후로 지주사의 거버넌스 개선 기대가 커지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2017년 대선 한 달 전(4월 7일)부터 그해 말까지 SK(20.17%) LG(29.63%) 한화(15.60%) GS(8.55%) 등은 코스피지수 상승률(-5.19%)을 웃돌았다.
◆“옥석 가리기 본격화…SK 유망”
모든 지주사 주가가 재평가받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거버넌스 개선에 적극적인 기업과 아닌 기업 간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유안타·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주사 ‘톱픽’으로 SK를 꼽았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비상장 자회사 지분가치(20조원)를 포함한 SK의 적정 가치를 33조9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날 SK 시가총액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SK는 지난해 사장이 직접 나서서 주가를 2025년까지 200만원으로 높이겠다고 할 정도로 주가 부양 의지가 가장 강한 지주사”라며 “SK머티리얼즈, SK팜테코 등 우량한 비상장 자회사가 많은 만큼 ‘껍데기’만 있는 일부 지주사와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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