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실리콘은 반도체 웨이퍼와 태양전지의 태양광 패널에 쓰이는 핵심 원재료다. OCI 전체 매출의 30%가량을 차지한다. 폴리실리콘을 앞세워 2011년 창사 이후 최대치인 1조117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OCI는 최근 10년 새 2013~2015년, 2019~2020년 등 5년간 영업적자를 냈다. 중국 업체들이 2010년대 들어 싼값의 폴리실리콘을 대량 생산하면서 가격이 10달러 밑까지 추락한 게 결정타였다.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고착됐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OCI의 폴리실리콘 사업 손익분기점(BEP)은 ㎏당 7~8달러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폴리실리콘 가격은 급등하기 시작했다. 탄소중립이 전 지구적 과제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태양광 설치량이 당초 예상보다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OCI 전체 영업이익 6261억원 중 80%에 육박하는 4870억원을 폴리실리콘 사업이 속한 베이직케미컬 부문이 냈다. 폴리실리콘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36.5%에 달한다.
OCI는 2020년 초 국내 군산공장에서 태양광 폴리실리콘 사업을 중단한 뒤 말레이시아 공장에서만 연간 3만t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연간 생산량 기준 세계 7위다. 시황이 좋았던 2010년대 초엔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연간 8만t의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기도 했지만 낮은 가격 탓에 만들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이어지면서 규모를 대폭 줄였다.
이 부회장은 현재의 두 배에 달하는 최대 6만t까지 폴리실리콘 생산량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장기 공급계약을 충분히 확보하는 등 시황에 맞춰 진행하겠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이 부회장은 올해도 폴리실리콘 수급 차질로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OCI는 올해 글로벌 태양광 설치량이 200~220GW(기가와트)로, 작년 대비 18~2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를 위한 재무여력도 충분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작년 3분기 기준 OCI의 현금성자산 및 단기금융상품 등 현금 여력은 1조215억원으로, 2020년 말(6382억원) 대비 60.1% 늘었다. 증권업계는 올해 태양광 업황 강세와 OCI의 증설 계획 등을 고려하면 OCI 주가 상승 요인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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