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웃 우려…美, 발전기 구매 급증

입력 2022-02-20 18:12   수정 2022-02-21 01:00

미국에서 발전기를 사들여 전력 자급자족 체계를 갖추는 기업과 가계가 늘어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년 정전사태가 반복되는 등 국가 전력 공급 체계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발전기 공급업체 제너락홀딩스에 따르면 20여 년 전 미국에서 예비 발전기를 갖춘 가정은 전체의 0.57%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재 이 비율은 5.75%로 약 10배로 증가했다.

컨설팅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의 루크레시아 고메즈 연구 책임자는 “지난해 북미 지역 제조업체에 납품된 발전기는 14만3000대 이상으로 2015년(13만8778대) 이후 최대 규모”라며 “공급망 병목 현상이 심했던 상황을 고려하면 엄청난 숫자”라고 했다. 에디슨전기협회(EEI)에 따르면 마이크로그리드(소규모 독립형 전력망) 시장 규모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약 7배 커졌다.

이제 기업들은 발전기 구매를 필수로 여기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미시간주에서 피자 체인 헝그리하위스피자를 운영하는 스티브 피터슨은 2003년 대규모 정전 사태 때 발전기 덕을 톡톡히 봤다. 지역 전체에 전기가 끊겼는데도 그의 가게는 예비 발전기를 갖춰 정상 운영할 수 있었다. 따뜻한 음식을 찾는 사람이 몰리면서 가게 앞에 300피트(약 91m) 길이의 대기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는 “발전기 덕에 매년 7~8차례 정전 사태를 피할 수 있었다”며 “설치 비용은 2만5000달러로 비싼 편이지만 정전 걱정 없이 발 뻗고 잘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전력 확보에 나선 기업도 적지 않다. 미국 가전업체 월풀은 오하이오주 식기세척기 공장 인근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했다. 이 발전기가 공장 가동에 필요한 모든 전력을 공급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20여 년간 저렴한 가격에 전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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