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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유독 식료품 사업에선 맥을 못 추고 있다. 특히 월마트에 한참 밀리는 시장 점유율과 매출 부진 등으로 최근 아마존 식료품 사업부가 투자자들의 눈엣가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마존 투자자들이 프레시, 프라임나우 등 아마존 식료품 부문의 매출과 수익성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고 CNBC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7월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한 이후 아마존 주가가 13%가량 하락하자 주가 부진의 원인을 식료품 사업부에서 찾고 있다는 것이다. 한 미국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아마존에 식료품 사업은 값비싼 취미 정도가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아마존은 산하에 여러 식료품 유통채널 브랜드를 두고 있다. 2007년 처음 선보인 아마존 프레시를 필두로 2016년 아마존 프라임나우, 2020년 아마존 고 등 식료품 판매채널을 잇따라 선보였다. 2017년엔 대형 식료품 체인점 홀푸드를 137억달러(약 16조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아마존의 식료품 사업이 부진한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과도하고 산발적인(sprawling) 투자’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식료품 판매채널이 여러 곳으로 분산된 탓에 자회사별로 자원을 끌어다쓰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등 내부 출혈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제프 베이조스가 의도적으로 ‘아이디어로 경쟁하는 근무환경’을 조성해 아마존을 성장시킨 측면도 있지만 내부 경쟁과 혼란, 명확한 방향성 부족, 자회사 간 문화 충돌 등도 야기했다”고 했다.
시장조사업체 뉴머레이터에 따르면 7500억달러로 추산되는 미국 식료품 시장에서 월마트의 점유율은 18%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반면 아마존은 아마존닷컴(1.3%)과 홀푸드(1.1%)를 합쳐도 점유율이 3%에 못 미친다. 지난해 아마존이 미 전역에서 운영하는 식료품 매장 수는 2018년 대비 17%나 늘어났지만 매출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 식료품 사업부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식료품업계 경쟁업체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월마트 타깃 크로거 앨버트슨 등 오프라인 체인점 위주의 식료품업계 강자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디지털 온라인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어대시 인스타카트 우버 등 신생 온라인 배송업체들도 아마존의 최대 경쟁력인 빠른 배송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물류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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