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95·사진)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영국 왕실은 엘리자베스 여왕이 코로나19로 가벼운 감기 같은 증상을 겪고 있으며 이번 주 윈저성에서 가벼운 업무를 계속 할 계획이라고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지난해 10월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이달 초 코로나19에 재감염된 찰스 왕세자(73)와 접촉했다. 찰스 왕세자는 지난 10일 정기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현재는 자가격리를 끝내고 활동을 재개한 상태다. 엘리자베스 여왕과는 확진 이틀 전 윈저성에서 대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찰스 왕세자의 아내인 커밀라 파커 볼스(74)도 처음엔 음성 판정을 받으나 14일 결국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즉위 70주년 전날인 지난 5일 샌드링엄 별장에서 지역 봉사단체 회원 등을 만났다. 석 달여 만에 처음으로 큰 규모의 외부 대면 행사에 참석한 것이었다.
고령인 엘리자베스 여왕의 건강은 지난해 가을 이후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는 작년 10월 19일 윈저성에서 주최한 글로벌 투자 정상회의 리셉션에서 1시간가량 지팡이도 없이 서서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 빌 게이츠 등을 만났다가 다음 날 런던 시내 한 병원에 하루 입원했다. 이후 의료진 휴식 권고를 이유로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리셉션 등 대면 행사엔 참석하지 않았다.
작년 11월 참전용사 추모행사도 허리를 삐끗해서 얼굴을 비추지 못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성탄절 전 가족 오찬도 취소했다. AP통신은 여왕이 최근 건강 우려에도 불구하고 움직임이 자유로웠고 지팡이는 걸을 때보다는 서 있을 때 몸을 지탱하는 용도로 쓰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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