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 씨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국민의당 유세차 사망 사고를 두고 '국민의당이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선거운동을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한 것을 두고 "선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21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정치 최전선에서 언제나 날이 선 발언이 오고 가기 마련이다. 아무리 그래도 선이라는 게 있다"며 "망자의 평소 신념을 이 대표가 어떻게 안다고 유서가 없으면 그 유지를 알 수도 없는 사람 취급을 하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망자의 뜻을 남아 있는 동지들이 기린다는데 그 애달픈 추모 행위를 자신이 뭐라고 논리에 닿느니 마느니 하는 것이냐"며 "자신이야말로 야권 단일화가 혹여 정치적 미래 입지에 영향을 줄까 싶어 몰상식한 발언을 한 것 아닌가. 사람이 사람에게 해서는 안 될 말이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유세차 사고로 숨진 지역 선대위원장 영결식에서 "정권교체를 하는 이유가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우리의 신념을 저와 남은 동지들이 꼭 이루겠다"며 "동지의 뜻을 이루기 위해 더 열심히 앞으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이 대표는 지난 20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웬만해서는 조문과 관련된 비판을 하지 않는데 그런 것 좀 안 했으면 좋겠다"며 "국민의당이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선거운동을 하겠다는 것인데 듣기에는 말이 안 되는 게, 고인이 불시에 돌아가셨는데 고인의 유지를 어디서 확인하느냐"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당 유세차를 운전하는 분들은 들어가기 전에 유서를 써놓고 가느냐"며 "비판하려는 게 아니라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것을 국민이 잘 알고 있다. 그분을 핑계 삼아 유지를 받든다는 취지로 이 판을 지속한다는 자체가 이해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은 이 대표의 발언을 비판했다. 신나리 국민의당 선대위 부대변인은 "이 대표의 망언은 국민의당의 더 나은 정권교체를 위해 힘쓰신 분에 대한 모독일 뿐만 아니라 유가족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천인공노할 발언"이라며 "타당의 불의의 사고마저 정략적 계산을 거쳐, 망언 일색뿐인 이 대표는 즉각 사과하고 대표직에서 사퇴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