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어닝쇼크'만 200여곳

입력 2022-02-21 17:55   수정 2022-02-22 00:33

작년 4분기 국내 200개 가까운 상장사가 증권사 영업이익 추정치보다 10% 이상 낮은 어닝쇼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값과 인건비 상승에 글로벌 공급망까지 흔들리면서 실적이 부진했다는 분석이다. 일회성 비용을 4분기에 반영한 것도 어닝쇼크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내놓은 상장사 1270개 가운데 증권사 추정치(한 곳 이상) 대비 영업이익이 10% 이상 밑돈 상장사가 196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조건의 어닝서프라이즈(102개)에 비해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증권사 추정치가 세 곳 이상인 상장사(196개) 가운데 어닝쇼크를 낸 회사는 103개다.

SK이노베이션은 컨센서스와 영업이익 차이가 가장 컸다. 컨센서스상 이익은 6894억원인데 실제론 47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차전지주도 어닝쇼크를 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컨센서스(1810억원)를 58.2%나 밑돈 75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원재료값 상승 등이 원인이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도 컨센서스는 275억원이었지만 실제로는 2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조선업종 실적도 부진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작년 4분기 452억원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됐지만 실제 적자폭은 6967억원에 달했다. 통상임금 소송 패소로 인한 충당금이 반영된 결과다.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컴투스, 카카오게임즈 등 게임주도 시장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분기 쇼크의 대표적 원인으로 꼽히는 게 성과급과 충당금인데 1~3분기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었던 것들”이라며 “1~3분기 실적을 믿고 투자한 이들에게는 배신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4분기 실적 쇼크는 올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 전망치는 지난해 10월 10% 이상이었지만 최근 8.5%까지 떨어졌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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