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지하철 시위 제발 멈춰달라"…교통공사 '속앓이'

입력 2022-02-22 15:32   수정 2022-02-22 15:40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의 거듭된 지하철 시위에 서울교통공사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장애인 지하철 시위는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는 불법 행위임에도 강경 진압하기 어려운데다, 대선후보나 정부를 상대로 요구사항을 제시하는 전장연에 대해 서울교통공사가 대책을 마련할 상황도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교통공사는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전장연 측에 시위를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후 서울시청역 지하철 1호선과 과 경기도 수원역 1호선 등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철도안전법에 따르면 철도차량의 안전운행을 방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나 철도종사자의 지시를 어기는 행위는 금지돼 있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공문을 통해 시위 중단을 요청하고, 경찰과 공사직원들이 현장에 출동하고 있다"면서도 "법에 저촉되는 행위가 있더라도 장애인 시위는 매우 조심스럽기 때문에 강제 진압을 한 적은 없다"고 했다.

전장연은 그동안 29차례 지하철 시위를 벌여왔다. 이로 인한 불편 민원은 총 2559건, 지하철 요금 반환 건수는 4717건에 달한다고 공사는 밝혔다.

시민들이 지하철 탑승을 기피하는 현상도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고 공사는 주장했다. 4호선의 경우 시위가 열린 1월 28일 기준 오전 7∼9시 승하차 인원이 14만5770명으로, 시위가 없었던 2주 전(14일) 15만4705명보다 5.8% 감소했다. 주요 시위 장소인 서울역의 경우 같은 기간 5402명에서 4351명으로 19.5% 줄었다.

전장연은 장애인 특별교통수단·장애인 평생교육시설 운영비 국비 지원 및 보조금법 시행령 개정과 탈시설 예산 증액 등을 기획재정부와 대선 후보들에게 요구하며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2025년까지 326개 전체 지하철 역사에 최소 1개 이상의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시내버스를 모두 저상버스로 바꾸는 등 대중교통 이용환경 개선을 추진키로 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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