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 후보는 경제 대통령을 내세우고 있는데, 차별적으로 뛰어나다거나 경제를 확실히 잘 알고 있다는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기축통화 발언이나 토지이익배당금 명칭에 대한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라며 “이 후보의 경제 공약이 분배정책에 성장정책을 얹어놓은 것이라 정리가 제대로 안 돼 있는데, 그 빈틈이 토론에서 드러났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이 후보가 경제학자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도 기축통화 발언은 잘못 끌어온 사례”라며 “팩트도 잘 모르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윤 후보도 자신의 공약을 숙지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 교수는 “심 후보가 주식 양도세가 도입된 이유를 아느냐고 물었을 때 윤 후보는 ‘글쎄, 가르쳐달라’고 답했는데, 본인(윤 후보)이 주식 양도세를 없애겠다고 공약했다면 도입 이유 정도는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평론가는 “경제 공약 중 내세울 만한 것들을 강조하는 자리였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했다”고 했다.
토론이 난타전으로 흐른 게 아쉽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이 후보가 김만배 녹취록 패널을 들고나와서 공세를 편 것은 좋게 보이진 않았다”며 “윤 후보의 ‘대장동 공세’를 무디게 하려는 전략인데, 그러다 보니 경제정책에 대한 비전을 볼 수 없었다”고 했다. 이 평론가는 “윤 후보는 이번에도 ‘기승전 대장동’이었다”며 “윤 후보 토론에 대한 기대치가 워낙 낮다 보니까 기저효과는 있지만 이제는 그런 평가에서 벗어날 때도 되지 않았나”고 반문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 후보는 상대적으로 돋보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신 교수는 “안 후보는 나름대로 품성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며 “팩트와 논리에 충실하고 자기가 잘 모르는 문제에 대해선 솔직함을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이 평론가는 “심 후보가 매섭게 파고들어 상대를 곤혹스럽게 하는 상황이 여러 번 나왔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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