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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그룹이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로 전기자동차 등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폭스바겐이 지주회사인 포르쉐SE와 포르쉐를 상장하는 방안에 대해 사전 협의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르쉐SE는 창업자 페르디난도 포르쉐 가문이 대주주로 있는 폭스바겐의 지주회사다. 포르쉐SE는 폭스바겐 지분 53.3%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폭스바겐은 독일 증시에 상장돼 있다.
IPO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은 경영진과 내부 감사위원회 등의 승인이 필요하다. 다음달 이사회가 열리기 전까지 IPO 조건 등에 관한 회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계획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포르쉐 지분의 25%를 유동화해 최소 200억유로(약 27조원)를 조달할 방침이다.
이 경우 포르쉐의 가치는 최소 800억유로에서 최대 900억유로로 평가된다. 상장되는 주식의 절반에 의결권을 부여하고 특별 배당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독일에서 몇 년 만에 최대 규모의 IPO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포르쉐SE는 잠재적 IPO의 일환으로 포르쉐 보통주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폭스바겐 주가는 전날보다 7%가량 급등한 188.70유로에 거래를 마감했다. 포르쉐SE 주가도 약 11% 급등해 90.78유로까지 치솟았다.
FT는 “포르쉐 상장 추진은 지난 1년여간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보다 뒤처진 주가를 회복하고 친환경 전기차 전환을 위한 노력에 속도를 내라는 투자자들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나온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포르쉐 상장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2015년 뉴욕증시에 상장한 이탈리아 스포츠카 업체 페라리의 성공 사례를 들어 IPO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폭스바겐 측은 포르쉐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전기차와 배터리,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부문에 520억유로 규모의 지출을 계획하고 있다. 배터리 공장 등에 추가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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