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살인적 월세'…애틀랜타에선 두배 올랐다

입력 2022-02-23 17:58   수정 2022-02-24 01:15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제이미 더글러스는 최근 몇몇 고객을 빈손으로 돌려 보냈다. 이들이 원하는 월세에 맞는 매물이 ‘실종’됐기 때문이다. 평균 월 2500달러(약 298만원) 수준이던 애틀랜타 단독주택 월세는 최근 들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수요는 급증했다. 집 하나를 보겠다는 사람이 15~20명이 넘는다. 더글러스는 “여기는 미쳤다”며 “월세를 구걸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고 매물이 나오면 거의 하루 만에 소진된다”고 했다. 이제 그는 월 5000달러 이상의 월세를 낼 수 있는 고객이 아니면 그냥 돌려 보낸다.

미국 주택 임대료 상승이 가파르다. 코로나19 이후 억눌렸던 임대 수요가 급증한 데다 전국적인 주택 부족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이어 기관투자가도 주택 매입에 나서면서 임대료가 크게 올랐다. 몇몇 지역에서는 주택을 매입하는 비용이 장기적으로 임대료보다 싸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세 고공행진…매입이 더 싼 곳도
리얼터닷컴은 22일(현지시간) ‘미국 50대 대도시 지역 중 26곳에서는 집을 사는 것이 임대료를 내는 것보다 더 저렴하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미국 50개 지역의 주택(침실 2개 이하) 임대료의 중위값을 분석한 결과다. 미국 주택의 임대료는 지난해 1월부터 1년간 19.8% 가까이 급등했다. 8개월 연속 두 자릿수대의 상승률이다. 지난달 미국의 평균 임대료는 월 1789달러에 달했다.

임대료 상승이 가파르다 보니 몇몇 지역에서는 주택을 매입하는 것이 더 저렴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보고서는 앨라배마주 버밍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등에서는 주택의 월 매입 비용이 임대료보다 싸다고 지적했다. 버밍햄의 임대료 중위값은 1201달러다. 반면 계약금, 세금, 주택담보대출, 주택조합비 등을 포함한 월 매입비용은 668달러에 불과하다.

대니엘라 헤일 리얼터닷컴 이코노미스트는 “임대료 상승률은 올해 집값 상승률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되고 모든 지역에서 상승세가 가속화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 집주인들은 올해 임대료를 더 올릴 계획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집값도 34년 만에 최대 폭 상승
지난해 미국 집값도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 주요 도시의 평균 집값 추세를 측정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18.8% 올랐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7년 이후 3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개 주요 도시 주택가격지수 상승률은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8.3%)를 웃도는 18.6%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역대 최저 수준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코로나19 이후 넓은 집을 선호하는 현상이 수요를 자극했다”며 “매물로 나오는 주택이 감소하며 수급 불일치가 발생해 집값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집값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를 것으로 예상돼서다. 하지만 임대료 상승률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많다. 시장조사업체 아파트리스트 관계자는 “공급이 줄고 경쟁이 치열해져 잠재적인 주택 소유자들인 밀레니얼세대는 오히려 무기한 임대를 선호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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