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철인데…브라질 콩값 '이상급등'

입력 2022-02-23 17:54   수정 2022-02-24 01:13

세계 최대 대두(콩) 생산국인 브라질에서 올해 콩 수출량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가뭄 탓에 수확량이 급감한 데다 이달엔 폭우가 내려 수확한 콩을 제때 건조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생산한 콩의 1개월 선물 가격은 t당 652.38달러로 작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대개 남미지역에서 콩 수확이 시작되는 2월부터 북반구 가을 수확철이 시작되는 9월까진 브라질 콩값이 내려간다. 이 시기 브라질에서 공급되는 콩은 세계 콩값의 균형을 맞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때문에 2월에 콩값이 급등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콩값이 오르는 것은 수급 문제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해 남미에 가뭄이 심해져 브라질 콩 수확량이 크게 줄었다. 미 농무부는 브라질의 2021~2022년 시즌 예상 콩 수확량을 지난해 12월 1억4400만t에서 이달 1억3400만t으로 낮췄다.

수확한 콩을 잘 말려 항만으로 운송해야 하지만 이달엔 비가 너무 많이 와 건조 작업을 마치지 못했다. 브라질 곡물수출협회는 이달 브라질의 콩 수출 예상치를 900만t에서 720만t으로 낮췄다.

화물선들은 브라질 항구에서 수출용 콩을 싣기 위해 40일 넘게 대기하고 있다. 대개 7~15일 정도면 콩을 싣고 떠나던 선박들이다. 하지만 콩이 제때 도착하지 않아 이들은 기약 없이 배를 대고 기다리고 있다. 화물선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 물류비용과 보험료 부담이 늘어 콩값이 더 오를 수 있다.

콩을 싣기 위한 배들이 몰리면서 브라질 화물용 항구인 산토스항과 베르토니항 등은 계획된 선적 일정의 60%도 소화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다른 항구로 배편을 돌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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