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폴인베, '삼성전자 협력사' 퀄리타스반도체에 123억 베팅

입력 2022-02-25 05:47   수정 2022-03-01 17:43

이 기사는 02월 25일 05:4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 투자에 강점을 가진 벤처캐피털(VC) 브릿지폴인베스트먼트가 국내 팹리스 스타트업 퀄리타스반도체에 투자금을 집행했다.

24일 벤처캐피털(VC)업계에 따르면 브릿지폴인베스트먼트는 KB증권과 공동으로 조성한 프로젝트펀드를 통해 퀄리타스반도체에 123억원을 투자했다. 퀄리타스반도체는 한국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성격이다.

퀄리타스반도체는 이번 투자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투자 후 기준(Post-value) 약 1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2020년 신용보증기금과 위벤처스 등으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할 때 평가받은 기업가치가 200억원 안팎이었음을 고려하면 2년 새 몸값이 5배 불어난 셈이다.

2017년 설립된 퀄리타스반도체는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 지식재산권(IP) 라이선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핵심 기술인 인터커넥트는 두 개 이상의 칩이나 서버를 연결하는 것을 뜻한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처리해야 할 연산량도 폭증하는데, 여러 개의 칩을 병렬 형태로 연결하면 처리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터커넥트의 근간에는 서데스(SerDes) 설계 기술이 있다. 직렬화(Serialize)와 병렬화(Deserialize)를 합친 용어다. 칩 내부의 병렬 데이터를 하나의 채널을 통해 빠르게 전송할 수 있도록 직렬로 만든 뒤 다시 병렬화하는 기술이다. 국내 최초로 1초에 112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서데스를 개발했다. 주력 고객사는 삼성전자로, 2019년부터 파운드리 사업부와 협력해 IP를 개발하고 있다. 또 100GB 수준의 통신 모듈에 쓰이는 칩셋 개발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향후 데이터센터 분야의 인터커넥트 플랫폼으로 무대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의 연구개발(R&D) 인력이 41%에 달한다는 점도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투자는 최진용 브릿지폴인베스트먼트 이사와 정혜진 퀄리타스반도체 이사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이사와 정 이사는 모두 신한은행 출신이다. 두 사람은 IP 담보대출과 동산 담보대출 등을 통해 퀄리타스반도체에 초기 자금을 지원했다. 신용보증기금에도 추천해 보증 연계 투자를 받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당시 이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정 이사는 현재 퀄리타스반도체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으며 회사의 IPO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회사의 기업가치를 6배 이상 성장시킨 주역으로 꼽힌다. 두 사람은 이번 투자도 같이하며 회사와의 인연을 이어갔다.

VC업계 관계자는 "퀄리타스반도체는 AI, 자율주행, VR/AR 등 4차산업 시대에 필요한 방대한 데이터를 왜곡없이 초고속으로 주고받을 수 있게 하는 기술을 갖춘 회사"라며 "IP 설계부터 모듈 개발까지 가능해 타사 대비 개발 기간도 단축할 수 있고 경제적 이점도 가졌다"고 평가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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