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뽀로로 내세워 사기…1300억대 '코인 다단계' 조직 검거

입력 2022-02-24 12:02   수정 2022-02-24 12:03


가상화폐 열풍을 이용해 다단계 방식으로 1300억원대의 코인을 불법 판매한 일당이 적발됐다. 이들은 방탄소년단, 뽀로로 관련 사업과 연계된 투자상품인 것처럼 허위 정보를 흘려 사기 행각을 벌였다.

24일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지난해 2~7월 전국에서 3만여명의 회원을 모집하고 130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코인판매업체 대표 등 8명을 형사 입건했다고 밝혔다.

적발된 조직은 서울 지역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163개 센터와 15개 지사를 두고 주로 60대 이상 노년층, 퇴직자 및 주부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 등을 여는 방식으로 회원을 모집했다.

또 가족과 지인 등을 참여하게 해 코인구매 명목의 투자금으로 1구좌당 120만원을 입금하면 판매수당과 코인을 지급하고,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를 권유했다.

특히 이들은 투자자들을 현혹하기 위해 방탄소년단과 뽀로로를 내세우기도 했다. 해당 코인이 서울관광재단이 발행하는 서울 관광 자유이용권인 '방탄소년단 디스커버패스'와 뽀로로 콘텐츠 사업과 연계한 투자 상품인 것처럼 허위정보를 홍보한 것.

이들은 'BTS, 서울시와 함께 디스커버카드를 운영합니다', '중국방송국에 뽀로로 미디어를 송출합니다'라는 내용의 홍보 동영상 2편을 제작해 회원을 끌어들였다. 하지만 모두 이들 조직과는 상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보상체계로 회원 가입 실적에 따라 수당을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을 이용했는데 3단계 이상, 많게는 29단계의 다단계 유사조직을 이용해 불법적으로 금전거래를 한 정황도 확인됐다.

피해자들은 대출금과 전세자금, 카드빚 등으로 1인당 최소 120만원에서 최대 26억원까지 투자했으며, 수억원씩 투자한 사람도 139명이나 됐다.

강옥현 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유명 콘텐츠를 이용해 코인구매 명목의 투자금을 받고 다른 사람 소개 시 수당을 준다거나, 향후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현혹하면 일단 금융다단계 사기일 가능성이 크다"며 "지능화·광역화되고 있는 민생 경제범죄에 대해 지속적으로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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