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작년 초가 정점이었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1년 만에 반 토막 났다. 게임 대장주 자리는 크래프톤에 내줬다. 시가총액 순위도 4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작년 초 과금 논란에 더해 하반기 기대작의 흥행 부진으로 투자심리가 차갑게 식었다. 증권가에서는 엔씨소프트가 반등하기 위해선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토큰(NFT) 등의 테마가 아니라 실적으로 성장성을 증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가의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흥국증권은 엔씨소프트 목표주가를 55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엔씨소프트 목표주가 가운데 가장 낮다. 이달 엔씨소프트 보고서를 발표한 16개 증권사 중 15곳이 목표주가를 낮췄다. 목표주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77만8000원으로 1개월 전(97만6000원)보다 크게 낮아졌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0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2% 감소했다. 컨센서스를 46.9% 밑도는 ‘어닝 쇼크’였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작 ‘리니지W’의 하루 평균 매출이 62억원으로 선전했지만 기존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하루 평균 매출이 10억원 이하로 급락했다”고 말했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내리막이다. 1개월 전 추정치보다 20.9% 감소했고 1년 전과 비교하면 51.6% 급감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리니지W의 미국·유럽 출시, 4분기에는 신작 ‘TL’ 출시가 예정돼 있지만 상반기에는 신작 모멘텀이 없고 다른 게임들의 매출 증가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할인도 커지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12개월 선행 PER은 14.1배로 1년 전(20.2배)보다 크게 낮아진 상태다.
반면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성장주는 밸류에이션이 낮다고 투자하는 게 아니라 이익이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질 때 접근해야 한다”며 “본업의 성장성을 증명하고 실적 전망치와 밸류에이션을 높여야만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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