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시총은 지난해 말 21조2993억원에서 지난 24일 종가 기준 21조4977억원으로 0.93% 늘었다.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그룹은 25조3379억원에서 25조4715억원으로 0.53% 증가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11.04% 하락했다.
롯데그룹이 시총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롯데칠성 덕분이다. 올 들어 롯데칠성 시총(1조5217억원)은 22.85% 늘었다.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가 가능한 방어주 성격을 띠고 있는 데다 엔데믹이 가시화되면서 리오프닝(경제재개) 수혜에 대한 기대까지 반영돼 주가가 크게 올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 들어 크게 오른 현대미포조선, 현대중공업 등 조선 자회사 덕을 봤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 문제가 한 달 내내 증시를 짓눌렀지만 조선주에는 오히려 호재가 됐다. 러시아가 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끊어버리면 유럽이 LNG(액화천연가스) 수입 비중을 확대하면서 LNG운반선 발주량도 늘어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천연가스 대체재로 석유가 부각되며 국제 유가가 급등한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 기간 현대미포조선 시총은 12.14%, 현대중공업은 10.82% 늘었다.
SK그룹도 최악의 두 달을 보냈다. 지난해 공모주 투자 열풍을 일으킨 주역인 SK바이오사이언스 시총이 두 달 새 39.11% 증발하며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했다. 코로나19 백신 이외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실적 쇼크를 낸 SK아이이테크놀로지 시총도 28.57% 줄어들었다. SK그룹 시총은 두 달 만에 210조6857억원에서 181조5116억원으로 13.85% 줄었다.
이외에 현대차(-17.22%)와 현대오토에버(-22.65%) 등이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 현대차그룹의 시총도 12.77% 감소했다. LG그룹 시총도 11.46% 줄었다. 중국 경쟁업체와의 치킨 게임으로 LCD 패널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실적에 적신호가 켜진 LG디스플레이가 시총을 끌어내렸다. 삼성과 포스코, CJ그룹 시총도 두 달 새 각각 10.04%, 7.33%, 3.72% 감소했다.
올해 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는 그룹으로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CJ가 꼽힌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영업이익 합계는 지난해 -8821억원에서 올해 3조1415억원으로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5.3%, CJ그룹 18.5%, 삼성그룹은 12.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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