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수도 함락 임박…바이든은 알맹이 빠진 '푸틴 제재'

입력 2022-02-25 17:33   수정 2022-03-27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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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침공 하루 만인 25일 수도 키예프 주변을 포위하고 미사일 공습을 이어갔다. 러시아 외무부는 “우크라이나군이 무기를 내려놓으면 협상을 시작할 용의가 있다”며 사실상 항복을 요구했다. 우크라이나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있지만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우크라이나에 파병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대신 광범위한 경제 제재를 바탕으로 러시아를 고립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군사력을 앞세운 러시아와 경제력을 내세운 서방 세계의 강 대 강 대치 국면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러, 키예프 목전까지 진입
CNN은 이날 러시아군 기갑부대가 키예프 부근 20마일(32㎞) 앞까지 진격하고 주요 도시에 미사일 공격 등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국방부 발표를 인용해 “러시아 군대가 키예프 북서부 외곽 지역의 호스토멜 비행장을 점령해 특수부대를 성공적으로 진입시켰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키예프에 대한 봉쇄조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유럽안보협력기구(OSEC) 화상 회의에서 “모든 증거가 러시아가 키예프를 포위하고 위협하려는 의도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가 미사일 공격을 재개하고 민간과 군사 목표물을 모두 겨냥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60세 이하 성인 남성의 출국을 금지하는 등 국가 총동원령을 선포했다. 우크라이나에선 전날 군과 민간인 등 최소 13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육상 군시설 83곳을 공격해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우크라이나와의 대화를 위해 벨라루스 민스크에 대표단을 파견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가장 강력한 제재 수단은 빠져
미국과 NATO는 우크라이나에 전투 병력을 파견하지 않겠다고 했다. 우크라이나가 NATO 회원국이 아닌 데다 자칫 다른 국가로 무력 충돌이 확대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추가 병력은 대부분 우크라이나 주변국인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배치했다.

대신 전방위적인 경제 제재 카드를 꺼내들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침공을 묵인할 수 없다”며 러시아 제재 방안을 발표했다. 러시아의 국방과 항공우주 산업 전반에 직접 피해를 입힐 수 있는 핵심 제품 수출 통제가 골자다. 2019년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 등을 못 쓰게 한 이른바 ‘화웨이식 제재’와 비슷하다.

러시아의 에너지에 대한 제재는 포함하지 않았다. 자칫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을 끌어올려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어서다. 반면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에너지 돈줄을 차단하기 위해 석유 정제 관련 장비 수출도 규제할 방침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 대사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유럽에 보유한 자산을 동결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과 EU 모두 국제금융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러시아를 빼는 방안은 넣지 않았다. 이 조치는 러시아에 대한 가장 강력한 제재로 꼽힌다. SWIFT에서 차단되면 러시아 금융회사들은 자국 또는 해외로 송금할 수 없다. 러시아를 SWIFT에서 제외하면 러시아와 거래하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도 직접 피해를 본다.

러시아가 SWIFT에서 빠지면 중국의 위안화국제결제시스템(CIPS)을 대안으로 고려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CIPS는 2015년 중국 인민은행 주도로 출범했다. 러시아 기업이 CIPS를 통해 중국에서 수입대금 결제에 위안화를 이용한 비율은 20%가량에 이른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이후 미국의 제재를 받으면서 달러 의존도를 크게 낮추는 대신 위안화 이용 비중을 높이기 시작했다. 미국과 EU가 SWIFT에서 러시아를 차단하면 오히려 CIPS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우크라이나판 신냉전’ 오나
NYT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함으로써 세계 질서를 ‘2차 냉전’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시작한 냉전의 속편은 2차 세계대전 후 미국과 소련이 대립하던 원조 냉전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러시아를 친구로 삼으려던 유럽의 꿈이 깨졌다”며 이번 침공을 계기로 유럽과 미국은 러시아에 대해 새로운 견제 정책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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