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년 새 41% 급증한 건보료, 그 돈 다 어디에 썼나

입력 2022-02-25 17:22   수정 2022-02-2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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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후폭풍에 국민이 부담하는 건강보험료가 급증하고 있다. 어제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건강보험 수입은 80조4921억원으로, 2017년에 비해 4년 새 40.8% 늘었다. 같은 기간 정규직 근로자 임금 상승률(16.8%)의 세 배에 달했다.

건강보험 수입에서 국고 지원은 10% 안팎에 불과한 만큼 이 정부 출범 후 국민 부담이 급증했다고 볼 수 있는 결과다. 실제로 통상 연 1%에 못 미치던 직장인 건강보험료 인상률이 문재인 케어 실시 후 연평균 2.66%(2018~2021년)로 치솟았다. 소득 대비 건보료 비중도 2017년 6.12%에서 올해 6.99%로, 0.87%포인트 높아졌다. 직전 정부 상승률(0.13%포인트)의 일곱 배다.

건보료 부담이 급증한 이유는 재원 대책 없는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에 있다. 이 정부는 ‘병원비 걱정 없는 든든한 나라’라는 구호를 앞세워 취임 직후부터 문재인 케어를 밀어붙였다. 매년 적게는 3조원, 많게는 8조원 등 5년간 30조6000억원을 투입해 2017년 62.7%이던 건강보험 보장률을 2022년 70%까지 높인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정부 지원은 오히려 줄였다. 건강보험법상 건보 예산의 20%를 국고로 지원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지원액은 14% 선에 그쳤다. 가입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설계다.

그렇게 가입자의 주머니를 털었지만 약속했던 건보 보장률 70% 달성은 물 건너갔다. 2017년 62.7%이던 보장률은 2020년 65.3%로, 2.6%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국민 부담만 커진 게 아니다. 보험업계 실손보험 손실도 연 2조~3조원대로 치솟아 매년 실손보험료 폭등으로 이어졌다.

해마다 수조원의 적자를 내던 건보 재정수지가 지난해 2조8229억원 흑자전환한 게 그나마 위안이다. 하지만 이것도 코로나 탓에 병원을 덜 찾은 일시 현상일 뿐이다. 급속한 고령화 속에 획기적인 변화가 없다면 20조원가량 쌓여 있는 적립금은 3~4년 뒤 바닥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과다 검사와 과잉 진료의 폐해가 커지는데도 대선판에선 탈모나 반려동물도 건보로 지원하겠다는 공약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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