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불구하고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한 채 시작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2.52% 떨어진 4,155.7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17% 급락한 12,587.88로 출발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공포감이 진정됨에 따라 하락 폭이 줄어들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국민연설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이후에는 주요지수가 모두 상승세로 반전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 화상 회의를 개최한 뒤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와 수출통제를 발표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개인에 대한 제재 가능성도 시사했다.
일부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가 들어왔다. 특히 투자자들은 최근 주가가 하락세였던 빅테크 주식에 관심을 보였다. 넷플릭스는 6%, 마이크로소프트 5%, 아마존은 4%대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결국 나스닥은 전장보다 435.97포인트(3.27%) 상승한 13,464.29에, S&P500은 62.62포인트(1.50%) 상승한 4.288.12에 마감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4% 급락한 채 시작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86.95포인트(0.26%) 반등한 33,218.71로 장을 마쳤다.
국제 유가도 장중 폭등세를 보였지만 이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한때 9% 이상 오르면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지만, 결국 전장보다 71센트(0.8%) 오른 배럴당 92.8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브렌트유 4월물 가격도 장중 한때 105.75달러까지 치솟았으나 마감 시점에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시장 일각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이 현실화할 경우 미 Fed의 정책 지원이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Fed가 시장 변동성이 높은 때에는 기준금리 인상을 꺼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Fed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 등 단기물 금리는 장기물보다 큰 폭 하락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우려로 3% 내외 급락하며 출발했으나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약화되자 낙폭 축소되거나 상승 전환했다"며 "서방국가들의 제재가 발표된 가운데 푸틴의 대화 언급 이후 반등했다"고 분석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