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수도 키예프 '풍전등화'…"몇시간 내 함락될 수도"

입력 2022-02-25 13:06   수정 2022-03-27 05:47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키예프의 턱밑까지 진군해 점령 준비에 들어갔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AFP 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북쪽 벨라루스 접경 지역으로 진입한 러시아 특수부대와 공군부대가 키예프에서 북쪽으로 약 130km 떨어진 체르니히프를 넘어 키예프 북부 외곽 지대까지 진군 중이다.

러시아군이 해당 지역 내 체르노빌 원전 인근에서 전투를 벌인 끝에 일대를 점령하고 수도 방향으로 진격하고 있다는 것이다.


NYT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 서부와 접하는 우크라이나 북쪽 국경을 넘어온 러시아군도 키예프를 향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전날 새벽에 침공한 뒤 해가 질 무렵에는 키예프 외곽에 공수부대원들을 투입했다. 서방에서는 몇 시간 안에 키예프가 함락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럽의 한 정보당국 관료는 AFP통신에 "다수 상황이 우크라이나가 낼 수 있는 저항의 수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러시아군이 추후 몇 시간 안에 키예프에 압도적 병력을 투입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이 관료는 러시아가 공군력에서 우위를 보여, 수십 발의 첨단 폭격기와 공격용 헬리콥터를 내세워 우크라이나 군을 압도하고 있다고 전황을 평가했다. 그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방공 체계를 효과적으로 제거했다. 우크라이나는 자신을 보호할 공군력이 더는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국방부 관료도 "개전 수 시간 내에 러시아군이 키예프에 근접했다"면서 "정권을 무너뜨리고, (그 자리에) 러시아를 위한 통치 수단을 두려는 것이 기본적인 의도"라고 말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의 주된 표적이 키예프 시가지에서 20km 떨어진 고스토멜 비행장이라고 보고 있다. 키예프 턱밑에 있는 이 비행장을 점거하면 키예프를 점령하기 위해 더 많은 공군력을 안정적으로 투입할 수 있어서다.

군사 전문가 마이클 호로비츠는 트위터에 "러시아가 이곳을 장악하고 공군력 우위를 이어갈 수 있다면 이 비행장은 키예프를 타격하기 위한 진입점이 될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놨다. 그는 이날 미 의원들과의 전화회의에서 "이 문제는 해결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러시아에 ""피비린내 나는 난장판(bloody mess)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블링컨 장관은 아직 현지 상황을 판단하기 이름에 따라 키예프가 함락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전화 브리핑에 정통한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번 사태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에 달려 있다며 그들이 괴뢰 정부의 지배를 받을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장악을 시작으로 우크라이나 정권을 무너뜨려 친러시아 괴뢰 정권을 세우는 것이 러시아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분석하고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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