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는 지난 25일 TV토론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 "우크라이나에서 6개월 된 초보 정치인이 대통령이 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공언하고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 결국 충돌했다"고 발언했다. 이를 두고 국내 정치권 안팎을 비롯해 해외에서도 비난 여론이 제기됐다. 글로벌 인터넷 커뮤니티인 '레딧'에 해당 동영상이 올라오면서 전세계 네티즌들의 비난 댓글을 쏟아졌다.
그러면서 "제 본의와 다르게 일부라도 우크라이나 국민 여러분께 오해를 드렸다면 제 표현력이 부족했던 것"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이 후보는 "제한된 시간에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것 같아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드린다"며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고 고유한 역사와 문화와 전통을 지켜나가려는 우크라이나 국민과 정부의 입장과 노력을 전폭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한국의 주권과 영토보전을 책임질 대통령 후보로서 러시아의 침략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한국의 주권과 영토보전을 책임질 대통령 후보로서 러시아의 침략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고, 러시아가 군대를 즉각 철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보전을 위한 국제법의 준수, 평화 회복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우리나라가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지난 24일 오후 "지구 반대편에 우리와 아무 관계도 없는 경제적 관련이 영 점 몇%인 나라가 전쟁이 났는데 우리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국제적 망신이며 국격을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우크라이나 국민께 대선 후보로서 사과드린다"며 대신사과를 전하지도 했다. 윤 후보는 "타국의 전쟁을 남의 일로 치부하고 말로만 평화를 외치는 정치인에게 우리나라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며 "불행한 일을 겪은 다른 나라를 위로하기는 커녕 선거에 활용하기 위해 아무 말이나 하는 모습이 전세계인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꼬집었다.
해외 유명 커뮤니티인 '레딧'에서는 이 후보 외에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박범계 법무부 장관까지 소개되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추 전 장관은 지난 25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도력이 부족한 코메디안 출신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나토 가입을 공언하여 감당하지 못할 위기를 자초한 것"이라고 글을 남겼다. 박 장관은 지난 24일 자신의 트위터에 '러 침공 예측 못하고 위기 키운 아마추어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기사 링크를 올렸다.
미국의 한 네티즌은 "한국인들은 이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정치인이 이 발언으로 경력을 망쳤기를 바란다(How do your fellow countrymen fell about this? Hopefully this politician just killed his career.)"라고 글을 남겼다. 상대 후보인 윤을 겨냥한 것 같다. 윤이 정치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초보자'라고 부르고 윤과 동일시하면 윤을 공격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I think he was aiming the opposing candidate, Yoon. Because Yoon has just entered politics. He might thought that he can attack Yoon by calling Ukrainian President a "novice" and indentifying with Yoon.)는 댓글도 있다.
한편 이 후보의 사과를 두고서도 진 전 교수는 "당신은 참 나쁜 사람이다"라며 "감정이 격해서 입에서 심한 말이 나올 것같아서 이 정도로 해둔다. '나쁜 사람'도 순화시켜 한 말이다"라고 전했다. 또 "포격에 깨진 창의 유리를 치우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우크라이나의 국가를 부르는 여인의 모습, 소집되어 떠나는 아빠가 울면서 어린 딸의 뺨에 뽀뽀를 하는 모습 등을 세계인이 다 보는데 표에 눈이 먼 당신만 못 본다"며 "당신도 인간이냐"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