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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으로 재택 치료를 받던 중 영유아가 사망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신규 확진자가 최근 들어 연일 17만 명대를 기록하는가 하면, 재택치료자는 무려 58만 명에 이르면서 부실한 진료 체계에 대한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생활치료센터 및 의료병상 부족으로 인한 재택치료는 불가피한 조치지만, 동거인 중심의 지역사회 감염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특히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요양병원 입원 환자는 전파력이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는데도 이들에 대한 청진, 흉부 엑스레이 촬영 등 환자 모니터링은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5초 만에 엑스레이 촬영을 하고 진단을 내려 그 결과를 알 수 있는 오톰(옛 HDT·대표 오준호)의 ‘휴대용 엑스레이’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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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톰은 단시간에 진단이 가능한 이동식 포터블 엑스레이 마인 시스템을 전국 주요 보건소 선별진료소와 의료시설 등에 공급하고 있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대형 장비를 갖추고 있던 병원도 응급용, 휴대용으로 오톰 제품을 추가 구매하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외 병원 130여 곳이 오톰 제품을 채택하고 있다.
휴대용 엑스레이 시스템은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많은 인원을 짧은 시간에 감별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마인 시스템은 사용자와 피사용자의 안전에도 초점을 맞췄다. 낮은 선량으로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가능한 장비 덕분에 짧은 시간 안에 코로나19 의심 환자를 진단해야 하는 현재 국면에서 효과가 있다. 인공지능(AI) 솔루션을 활용해 진단의 정확도는 올리고 대신 시간은 단축하는 최첨단 장비로 평가받고 있다.
오톰은 코로나19 시대에 맞게 비대면 촬영이 가능한 의료용 영상장비도 개발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의료진이 원거리에서 환자 상태를 측정하고 촬영할 수 있는 장비다. AI 기능을 활용해 영상판독 결과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AI 장착형 엑스레이 기기는 폐섬유 조직 상태를 보고 진단하는 코로나19 등 호흡기 증상을 포함한 16가지 증상을 찾을 수 있어 진단시간 단축에 효과적이다.
특구 실증 착수 1호 기업 오톰의 포터블 엑스레이 마인은 지난해 8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야외 촬영을 허용받았다. 국내에서 해당 허가를 받은 제품은 마인이 유일하다. 마인은 차폐시설 없이 야외에서 사용 가능한 국내 유일한 초저선량 엑스레이가 됐다. 고주파 인버터를 통해 방사선 피폭량을 최소화했고, 0.4㎜ 초점을 통해 선명한 이미지를 구현해낸다. 휴대가 간편하고 1회 배터리 충전만으로도 100회 이상 쓸 수 있다.
2014년 개발된 마인은 한때 국내 시판이 불가능했다. 미국과 이탈리아, 이란, 두바이, 체코, 헝가리 등 세계 47개국에 수출되고 있던 상황이었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포터블 엑스레이의 사용 기준이 없어 제대로 쓰이질 못했던 것이다. 2020년 이후 코로나19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국제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발병 초기부터 이동형 및 휴대용 엑스레이 사용을 적극 권장한 덕분이다. 코로나19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일부 국가에서는 오톰 제품의 빠른 도입을 위해 관련 의료 기기 인증 절차를 간소화하기도 했다.
이를 토대로 오톰의 마인은 ‘2022 CES’ 혁신상 수상 제품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이뤘다. 제품 크기는 손바닥 두 개만하다. 노출되는 방사선량은 병원 기기보다 90%가량 적다. 오톰은 대한방사선방어학회의 성능시험에서 76.4점(60점 이상이면 충족)을 받았다. 흉부와 관련해서는 성능이 더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마인은 2020년 중국 우한 교민들이 입국할 때 폐렴 증상을 체크하는 역할을 했고, 지난해 7월엔 임시 허가도 받았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엔 쪽방촌이나 빈곤층 사람들의 결핵 검사를 하다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발견한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오톰은 마인을 앞세워 국제의료기기전시회인 ‘메디카 2021’에 참가해 대규모 계약도 성사시켰다.
많은 엑스레이 제조업체 가운데에서도 오톰이 방사선 피폭 수치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간단한 초저선량 휴대용 엑스레이를 개발하며 타 업체들과 차별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일반 대형 병원에 설치된 엑스레이 기기들은 방사선 노출을 제한하기 위해 별도 엑스레이 촬영실을 두고 있지만, 오톰의 초저선량 휴대용 엑스레이는 피폭량을 줄였기 때문에 별도 차폐시설을 둘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방사선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연구 초기 실수와 실패가 잦았다”며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거의 4년간 밤을 새우며 연구에 매진했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이어 “관련 산업은 일본, 독일, 미국 등 선진국이 주도하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국내에선 시도조차 할 수 없는 도전이었다”며 “오톰은 수입 부품을 쓰던 것을 모두 국산 제품으로 바꾸는 등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우리나라처럼 의료진이 많고 의료서비스가 선진화된 나라와 달리, 의료진이 부족하고 병명 판독에 어려움을 겪는 일부 후진국은 95% 이상 병명 선별이 가능한 AI 장착형 오톰 엑스레이의 선호도가 높다”며 “사용만족도 역시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자부했다. 그는 “장비를 모두 국산화해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에서 입지가 낮은 우리나라의 한계를 극복하고, 최종적으로는 선도 국가들을 넘어서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오직 사람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제품 개발에 전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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