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업체 폭스바겐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부품 조달이 끊기면서 독일 공장 2곳을 일시 폐쇄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유럽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을 붕괴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FT에 따르면 폭스바겐 독일 츠비카우 공장은 이번 주 나흘간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인근 드레스덴 공장은 사흘간 폐쇄한다는 방침이다. 폭스바겐 대변인은 FT에 "셧다운(일시 가동 중단) 이후 가동이 얼마나 지속할 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우크라이나산 와이어링 하네스(자동차 배선 뭉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지난 24일 오후가 돼서야 감산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회사는 지난 25일 사내 공지를 통해 "우크라이나 서부에는 많은 공급 업체가 있다"며 "공급망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를 대체할 공급처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북아프리카에서도 생산되고 있다.
독일 공장 2곳이 일시 폐쇄에 들어가면서 폭스바겐은 하루 약 1200대의 생산 차질을 빚게 됐다. 특히 츠비카우 공장은 현재 수요가 매우 높은 폭스바겐의 전기차 제품군 'ID 시리즈'를 생산하고 있다.
허버트 디에스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폭스바겐 사업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했다. 한편 메르세데스벤츠 포드자동차 르노 도요타 재규어랜드로버 등은 아직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생산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세계적으로 900만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 가운데 비중이 작은 시장이지만, 두 나라 모두 중요한 자동차 관련 원자재와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한 대형 완성차업체는 FT에 "러시아를 경유하는 철도 운송에 차질이 생길까 봐 우려된다"고 했다.
폭스바겐은 2020년 말에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심각한 공급망 위기를 겪었다. 이 여파로 2021년 차량 생산량이 수백만 대 감소했다. 일부 폭스바겐 공장은 여전히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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