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發 에너지 불안…원전·신재생주 '들썩'

입력 2022-02-28 17:07   수정 2022-03-01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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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유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에너지 관련주가 요동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에너지 안보’ 대책을 세우자 관련주가 크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 영향으로 국내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관련주가 급등했다. 바다를 통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처를 다변화해야 할 이유가 생기면서 LNG 운반선을 건조하는 한국 조선주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원전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원전 관련주까지 들썩이기 시작했다.

다시 주목받는 원전주
28일 하락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 기대와 개인투자자의 저가 매수, 외국인투자자의 막판 유입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이 약 2900억원, 외국인투자자가 약 9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피지수는 0.84% 오른 2699.18에 거래를 마쳤다.

강세를 보인 종목은 원전 관련주였다. 지난 25일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현안 점검 회의’를 주재하며 “60년 동안 원전을 주력 기저 전원으로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탈원전 정책의 핵심인 신한울 3·4호기에 대한 얘기는 없었지만, 시장은 이날 발언을 원전 정책 변화의 신호로 받아들였다. 대표 원전주로 꼽히는 두산중공업은 28일 채권단관리 졸업 소식까지 맞물리면서 10.05% 오른 2만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전 설계 사업을 하는 한전기술(4.45%), 원자로와 관련 기기를 생산하는 일진파워(17.75%), 원전 플랜트 철골 제작 기업 보성파워텍(29.81%) 등의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얘기가 없었던 데다 이번 언급이 주요 기업 실적 추정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 낮추는 유럽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에너지 대책 마련에 나섰다. EU는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의 41%, 원유 27%, 석탄의 47%를 공급받고 있다. 유럽이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에 더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풍력 타워를 생산하는 국내 기업 씨에스윈드, 씨에스윈드 자회사인 씨에스베어링, 해상풍력 구조물 업체 삼강엠앤디 등의 주가가 지난주 급등했다.

문제는 신재생에너지만으로 필요한 에너지를 충족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점이다. 유럽과 러시아의 긴장 상태가 심화되면서 러시아에서 독일로 직결되는 대규모 천연가스 수송관인 노르트스트림2 사업 승인도 중단됐다. 유럽은 다른 지역에서 천연가스를 LNG 형태로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날 LNG 운반선에 강점이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2.71% 오르는 등 최근 국내 조선사들의 주가가 상승세에 올라탄 배경이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NG선 시장 점유율 90%를 장악하고 있는 국내 조선사들이 수혜 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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