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 후보들이 본투표(3월 9일)에 앞서 오는 4~5일 시행하는 사전투표 독려에 힘을 쏟고 있다. 민주당은 사전투표 의향이 높은 여권 지지층의 특성을 고려할 때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이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본다. 국민의힘 역시 사전투표에 적극적인 2030 민심이 윤 후보에게 더 우호적이라고 판단하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사전투표율이 처음으로 30%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날 강원 동해시를 찾은 윤 후보도 “당일 투표만 해서는 이길 수 없다”며 “사전투표를 반드시 해주셔야 이긴다”고 호소했다. 그는 보수층 유권자 사이에서 사전투표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것을 언급하면서 “2020년 총선 때 (사전투표) 부정 의혹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걸 알고 있다”며 “당에서 공명선거감시단을 발족해 철저하게 감시할 테니 걱정 말고 사전투표를 해달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전날 유세에서 사전투표 첫날인 4일에 투표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이 후보도 4일 투표에 나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각자 지지층의 사전투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다. 이날 이낙연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사전투표 잊지마세요’ 등의 피켓을 드는 독려 퍼포먼스를 했고, 국민의힘은 선거대책본부 회의실에 ‘윤석열도 사전투표 하겠습니다’란 문장을 아예 백드롭으로 내걸었다.
실제로 지금까지 주요 선거의 사전투표엔 민주당 지지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참여했다. 자신의 주소지가 아닌 곳에서도 투표가 가능해 직장인 등 젊은층이 주로 사전투표를 했고, 본투표보다 진보성향 정당의 지지세가 강하게 나타났다. 민주당은 역대 주요 선거에서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유리한 결과가 나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26.69%)였던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은 180석 과반 승리를 달성했다. 사전투표율 2위(26.06%)였던 19대 대선 때도 문재인 대통령은 2위인 홍준표 후보를 큰 차이로 눌렀다.
야권은 지난 총선에서 사전투표 부정선거 이슈를 제기하는 등 그동안 사전투표 독려에 소극적이었지만, 이번엔 윤 후보에 대한 2030 지지세가 강하다고 보고 본격적인 홍보전에 나섰다. 야당은 최근 핵심 사전투표층으로 떠오른 노년층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60대와 70대의 사전투표율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각각 12.2%, 10.0%에 불과했지만 지난 총선에선 33.4%, 30.5%까지 높아졌다.
오미크론 확산세도 여야가 사전투표 독려에 총력을 기울이는 배경이다. 윤 후보는 “선거날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수십만 명 나온다고 (정부가) 발표해서 당일 투표를 못하게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고령층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지면 본투표일에 투표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역대 선거 사전투표율은 해가 갈수록 높아졌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11.49%였던 사전투표율은 4년 뒤 지방선거에선 20.14%로 올랐다. 총선 사전투표율 역시 20대 총선(2016년) 12.19%에서 21대 총선(2021년) 26.69%로 뛰었다.
고은이/김인엽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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