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온라인 시상식에서 EV6가 2022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했다고 1일 발표했다. EV6는 최종 후보에 오른 르노 메간 E-테크, 현대차 아이오닉 5, 푸조 308, 스코다 엔야크 iV, 포드 머스탱 마하-E, 쿠프라 본 등 6개 경쟁 차량을 제쳤다. 아이오닉 5는 3위에 올랐다.
1964년 선정하기 시작한 유럽 올해의 차는 ‘북미 올해의 차’와 함께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꼽힌다. 그동안 기아가 세 차례, 현대차가 한 차례 최종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은 올해가 처음이다. 현대차·기아가 유럽에 진출한 지 45년 만이다.
업계에선 올해 들어 글로벌 주요 자동차 시상식을 휩쓸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위상이 이번 수상으로 정점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최고 권위의 ‘JD파워 내구품질조사’ 1위,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최다 차종 안전 최고등급 획득에 이어 독일과 영국에서 ‘올해의 차’까지 거머쥔 끝에 유럽차의 마지막 자존심마저 꺾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내연기관 자동차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유럽에서 ‘변방’이던 한국 브랜드에 최고 상을 준 것은 그동안 상상할 수 없던 일”이라며 “전용 플랫폼 전기차로 상을 받은 것은 특히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V6, 아이오닉 5에 적용된 전용 전기차 플랫폼(E-GMP)이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리더의 반열에 올렸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대중화 원년이라 할 수 있는 올해를 기점으로 현대차와 기아의 지위가 완전히 바뀔 수 있다”며 “강성 노조와 중국 시장점유율 회복 등 남은 과제를 얼마나 잘 해결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일규/도병욱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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