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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변속기, 전기차용 감속기 등을 현대자동차에 납품하는 화신정공의 20~30대 직원은 전체 구성원(125명)의 25%에 이른다. 통상 5%를 넘지 않았으나 3~4년 전부터 젊은 인력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청년들이 기피하는 제조업계에서는 이례적인 현상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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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신정공은 2017년부터 도입한 스마트 공장을 주된 요인으로 꼽는다. 로봇 배치 등 작업장 환경 개선으로 해마다 발생했던 손발 끼임 등의 사고는 물론 허리디스크 등 직원들의 근골격계 질환이 줄었기 때문이다. 15%에 달하던 이직률도 0%로 떨어졌다. 김효근 화신정공 대표는 “스마트 공장이 생산성 향상과 청년고용 촉진, 단순 작업에 투입되는 인건비 절감 등 중소 제조업에 활기를 불어넣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 결과 스마트 공장 구축 이후 고용이 증가했다는 기업은 15.1%로 집계됐다. 김정환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은 “기름 냄새와 소음, 먼지 등의 옛날 공장 이미지가 스마트 공정 도입으로 바뀌자 청년 구직자들이 유턴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스마트 공장 확대를 통해 중소기업 인력난과 청년 취업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냉연강판에 색상을 입히는 회전롤 설비에도 로봇을 적용했다. 수작업에 의존하던 검수 공정엔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학연 아주스틸 대표는 “불량품을 효과적으로 골라내면서 품질 경쟁력이 높아졌다”며 “국내 인건비는 동남아보다 2~5배 높지만, 스마트 공장 도입 효과가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아주스틸 경북 구미공장도 사고 다발 사업장이었다. 분당 30~180회를 도는 지름 20㎝~1.5m 크기의 롤(roll) 설비에 손이나 발이 빨려 들어가는 협착 사고가 잦았기 때문이다. 아주스틸은 2019년 회전롤 자동설비를 도입해 청소 작업을 로봇에 맡겼다. 이후 3년째 무재해를 기록 중이다. 사물인터넷(IoT) 7000여 개도 공장 곳곳에 설치해 각종 사고나 고장이 발생하는 지점을 개선했다.
안성훈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최근 발생한 여수NCC 폭발 사고도 사전 감지 센서가 작동했더라면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스마트 공장 구축은 사고 예방뿐 아니라 사고 후 책임소재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안대규/민경진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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