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생 10년, 큰 '철수'만 4번…안철수, 용기인가 철새인가

입력 2022-03-03 13:55   수정 2022-03-0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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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전격적으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직을 사퇴했다. 안 후보의 단일화 결심으로 정권교체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2011·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2012년 대선에 이어 4번째 ‘철수 정치’를 하게 돼 정치적 부담 역시 안게 됐다. 국민의힘과의 합당 후 당 내 역할과 윤 후보 집권 시 국무총리 등 안 후보의 향후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향후 역할에 대해 "국민의힘을 더 실용적이고 중도적 정당으로 만들어야 더 많은 지지층을 확보하는 대중정당이 된다"고 말했다. 합당 후 국민의힘 개혁에 대한 의지를 일부 언급한 것이란 분석이다. 안 후보는 “기득권만 보호하는 옛날 모습의 정당으로는 정권교체를 하더라도 다시 국민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당장 야권 안팎에선 공동정부의 총리, 합당 절차를 거친 당대표, 서울시장이나 경기지사 후보 등이 '안철수의 선택지'로 거론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선 후 두 당이 합당하고 안철수 대표가 당권에 도전한다면 예우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흡수 합당 식으로 할 텐데 흡수 합당에 준용되는 절차에 따르지 않겠느냐"며 "당권 조율은 딱히 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대표는 또 두 당이 통합하더라도 당명을 변경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혀 없다"고 단정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대선에서 승리하게 된다면 브랜드 가치로는 상당한 당명"이라며 "당명 변경은 의도가 오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던 지난 2011년 9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설이 나오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50%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지만 당시 야권의 무소속 후보로 나선 박원순 변호사에게 후보직을 양보했다. 기존 정치권에서 쉽게 볼 수 없던 '통 큰 양보'에 안 후보의 '새 정치'에 대한 관심은 커졌다.

안 후보는 2012년 대선에 도전했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협상에 나섰지만 여론조사 경선 방식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했다. 안 후보는 후보 등록 시점에 출마를 포기했고,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2020년 12월에 안 후보는 국민의당 후보 자격으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단일화는 없다"고 여러 차례 단언했지만 결국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단일화 협상에 나섰다. 여론조사 방식의 경선을 치렀지만, 오 후보에 패배했다. 안 후보는 이번 대선에도 거대양당 기득권 구조를 깨겠다며 대선 후보로 나섰지만 결과적으로는 또 '철수 정치'를 하게 됐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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