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35층 규제' 사라진다

입력 2022-03-03 16:59   수정 2022-03-04 01:10

서울 주거지역 아파트를 35층 이상 짓지 못하게 한 규제가 9년 만에 사라진다. 이에 따라 다채로운 스카이라인이 형성될 수 있게 됐다. 층수 규제 폐지로 사업성이 개선되는 압구정 등 한강변 재건축 약 3만 가구의 사업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3일 발표했다. 이 계획은 2040년까지 서울시 도시계획의 가이드라인이 되는 최상위 법정 지침이다.

핵심은 서울 주거지역의 35층 높이 기준 삭제다. ‘35층 룰’로 불리는 이 규제는 고(故) 박원순 시장 시절인 2013년 마련돼 2014년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포함됐다. 이후 이 규제에 막혀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50층 재건축 추진 등이 좌절됐다.

서울시는 35층 규제를 없애고, 지역 여건에 따라 유연하게 층수를 정할 수 있게 했다. 구체적인 층수는 개별 정비계획에 대한 서울시 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35층보다 높게 지을 수 있게 되지만, 건물 용적률(대지면적에 대한 연면적 비율)은 상향되지 않는다. 동일한 밀도로 건물을 높고 낮게 조화롭게 배치하는 것만 가능하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압구정 여의도 이촌 성수 등 한강변 3만여 가구의 재건축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초고층 건립이 가능해지면 사업성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슬림한 고층 건물이 넓은 간격으로 배치되면 한강 조망권이 확보되고 개방감도 높아진다. 압구정2구역(신현대9, 11, 12차)은 최고 49층, 이촌동 한강맨션은 최고 68층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주거, 상업, 공업, 녹지 등 땅의 쓰임새를 나누는 용도지역체계도 전면 개편된다.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비욘드조닝(beyond zoning)’을 도입해 주거와 업무, 여가 등 복합적 용도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외에 △도시계획 대전환 △보행일상권 도입 △중심지 기능 강화 △수변 중심 공간 재편 △지상철도 지하화 △미래교통 인프라 확충 등을 기본계획에 넣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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