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음에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하지 않고 업무를 이어온 배달 기사의 사연이 공개돼 화제다. PCR 검사를 통해 최종 양성 판정을 받으면 실시하게 되는 자가격리가 하기 싫다는 이유로 약을 먹으며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일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코로나 PCR 검사받기 전인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배달 대행 전문업체 직원이라고 밝힌 작성자 A 씨는 "꼭 구청이나 보건소 가서 PCR 검사 안 받아도 되나. PCR 검사받고 확진자 되면 밖에 못 돌아다닌다고 하더라"라며 "그래서 안 받으려 한다. 그리고 자가격리 기간은 며칠이냐"고 했다.
A 씨는 선명한 두 줄이 보이는 자가진단키트 사진도 올렸다.
그는 "배달 대행 사장은 계속 나오라고 하고 미치겠다. 그래서 점심, 저녁 피크 시간대만 일하고 있다"고 했다.
다음 날인 2일 A 씨는 추가로 글을 올려 "어젯밤 오한이 오고 몸살 나서 힘들더라. 일단 약 먹고 버텨보겠다"며 "내 몸은 내가 지켜야 한다"고 했다. A 씨는 이때 약 봉투 사진도 함께 게시했다.
A 씨는 "배달 갔는데 손님이 코로나 걸려서 미안하다고 간식거리를 줬다. 나도 코로나 걸려서 괜찮다고 했는데도 챙겨주더라"며 "역시 세상은 아직 훈훈하다"고 했다.
A 씨의 글에 네티즌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말 이해 불가", "무개념이냐", "자기 밥줄을 위해 남의 밥줄을 끊는 못된 사람", "부끄럽지 않나" 등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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