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서방국가들이 초강력 금융제재를 결정했다. 미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캐나다는 지난달 26일 공동성명을 내고 “러시아 일부 은행을 선별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일본도 이 조치에 동참하기로 했다. 스위프트 퇴출은 국가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어 이른바 ‘금융의 핵무기’로도 불린다. 스위프트가 대체 무엇이고, 경제 활동에 어떻게 엮여 있기에 이런 수식어가 붙었을까.
서방국들은 이번 조치로 러시아가 즉각적인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 기업과 개인이 수출대금을 받거나 수입대금을 보내는 것을 비롯해 해외에서 대출받거나 투자하기가 힘들어진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 은행들이 대부분의 금융거래를 하지 못하게 하고, 러시아의 수출입을 효과적으로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럽 등 다른 나라도 피해를 감수해야 하고, 세계 금융 시스템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EU는 가스의 40%를 러시아에서 수입한다. 일부 국가는 이런 ‘역풍’을 걱정해 러시아의 스위프트 배제에 한동안 동의하지 않았다. 결국 일부 은행에 한정한 선별적 제재로 정리됐다. 러시아 은행이 스위프트에서 차단되면 서방 은행도 러시아에 내준 대출을 회수하기 힘들어진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 등의 은행이 러시아 기업에 대출한 금액은 1210억달러(약 145조원)에 이른다.
러시아의 스위프트 퇴출은 국내 주요 산업에도 다각도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러시아에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을 포함해 40여 개 기업이 진출해 있다. 유학생, 교민 등 개인의 해외 송금은 물론 국내 기업의 무역대금 거래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스위프트에서 빠질 러시아 은행의 명단과 시행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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