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러시아·우크라 사태, 세계경제엔 코로나보다 더 큰 악재"

입력 2022-03-04 15:31   수정 2022-03-04 15:32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보다 무서운 '최대 악재'라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3일(현지 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팬데믹을 누르고 세계 공급망 최대 악재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팀 우이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이 직면한 최대 악재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따른 경제적 불확실성이 됐다"라고 밝혔다. 이는
최대 리스크가 코로나 19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바뀌었다는 뜻이다.

우이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면서 이번 사태가 많은 산업에 걸쳐 기업들의 상황을 악화시키기만 할 것이라고 염려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자원 의존도가 높은 산업의 경우는 그 피해가 더욱 심각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자원 강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사실상 전쟁을 치르면서 양국이 수출하는 주요 자원들의 공급에 큰 차질이 발생했다.

러시아는 석유, 천연가스, 팔라듐, 밀 등 많은 원자재를 수출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도 밀과 네온가스 등의 주요 수출국 중 하나다. 이 여파로 국제유가는 100달러를 훌쩍 넘어섰으며 유럽 내 천연가스 가격도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국제유가는 전 거래일보다 하락 마감했으나 여전히 100달러를 웃돌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2.93달러(2.65%) 떨어진 배럴당 107.67달러에 마감했다.

유럽의 경우는 러시아에 천연가스 40%를 의존하고 있어 사태가 장기화할 수록 경제적 타격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또 이 영향으로 전 세계 석유화학산업에 원가 상승 압력을 가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코로나 이후 이어지는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러시아·우크라 사태로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 핵심 원자재 팔라듐의 전 세계 생산량 중 40%를 러시아가 차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도체 생산에 사용하는 희소 가스 네온의 70%는 우크라이나에서 나오고 있다.

우이 이코노미스트는 "수개월 안에 이 사태가 끝나지 않는다면 반도체 부족 현상은 더욱 악화할 것이고 이로 인해 자동차, 전자제품, 스마트폰 등을 생산하는 기업은 큰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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