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영국 BBC 웹사이트와 페이스북(메타), 뉴스사이트 메두자 등을 차단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국내 보도를 차단하기 위해 뉴스와 SNS 등의 사이트를 차단했다고 4일 보도했다. 가디언은 BBC가 러시아 국민들에게 우크라이나 전쟁 뉴스를 전하기 위해 단파 라디오 방송을 재개하기로 하자 수 시간 만에 웹사이트가 차단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BBC는 전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일부 지역에 하루 4시간씩 단파 라디오 방송을 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단파 라디오는 전파가 더 멀리 도달하고 휴대용 라디오로도 쉽게 수신돼 2차 세계대전과 냉전 시대에 널리 사용됐다. 그러나 온라인 뉴스 등이 활성화되며 BBC는 유럽 지역 단파 라디오 방송을 2008년 중단했다.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인터넷 검열을 감시하는 글로벌체크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BBC 웹사이트의 접근성이 평상시의 17% 수준으로 떨어졌다. 가디언은 BBC 웹사이트가 차단됐음을 나타낸다고 전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도 러시아의 통신·정보기술·매스컴 감독기관인 로스콤나드조르가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미국 라디오 리버티(RL), 뉴스사이트 메두자와 함께 BBC 러시아어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차단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는 그간 BBC의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보도에 지속적으로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BBC는 러시아의 안정과 안보를 해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건에 히스테리를 일으키는 정보 테러의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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