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는 LPGA투어 통산 3승 보유자다. 2012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화려하게 등장해 2016년 LPGA투어 신인왕과 최저타수상을 휩쓸며 대세로 자리잡았다. US여자오픈, 에비앙챔피언십 등 큰 대회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며 ‘메이저 퀸’으로 불렸다. 하지만 2018년 이후 우승 소식이 끊기며 슬럼프가 시작됐다. 그는 올해 초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잘하고 싶은 마음과 주변의 기대 때문에 스스로 높은 기준을 세워놓고 그걸 채우지 못해 자책하는 마음이 큰 시기였다”고 했다. 골프를 접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려는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조금씩 부담감을 덜어내며 골프의 즐거움을 되찾았다. 지난 시즌 우승은 없었지만 톱10에 아홉 차례나 들며 샷감을 되살렸다.
올 시즌 세 번째로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전인지는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지난 5일 3라운드에서는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몰아치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컨디션은 좋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3라운드를 마친 뒤 “지난 이틀 동안 목에 담이 들어 기권을 고민할 정도로 고생했다”며 “1라운드 때는 기권까지 생각했는데 3라운드가 끝나고 나니 좋은 위치에 와 있었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챔피언조로 최종 라운드에 선 전인지는 시종 침착한 플레이로 우승 후보 자리를 지켰다. 후반 들어 같은 조의 고진영이 버디를 몰아치는데도 자신의 페이스를 지켰고, 공동 2위로 올 시즌 최고 성적을 올렸다. 3, 4라운드 동안 버디를 10개 잡고 보기는 1개로 막았다. 올해로 정규투어 데뷔 10년을 맞은 전인지는 “올 시즌을 앞두고 부담감을 내려놓고 마음이 아주 편해졌다. 매 홀, 매 과정을 즐겁게 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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