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도 9일 대통령선거 본투표에선 일반 유권자와 동일하게 투표함에 직접 투표용지를 넣을 수 있게 됐다. 앞서 사전투표를 둘러싼 ‘부실관리’ 논란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뒤늦게 개선책을 내놓은 것이다.중앙선관위는 7일 긴급 전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대선 투표일 확진자 등에 대한 투표 관리 대책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확진자와 격리자들은 9일 오후 6시부터 7시30분까지 투표소를 방문해 일반 유권자가 이용하는 기표소에서 투표하면 된다. 기표한 투표지는 일반 유권자처럼 투표함에 직접 투입한다.
선관위는 “오후 6시까지 일반 유권자 투표가 마무리되지 않은 경우 동선이 분리된 별도 장소에서 대기하다가 일반 유권자가 모두 퇴장한 뒤 투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확진자와 일반 유권자 동선이 겹치면서 코로나19가 확산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다. 질병관리청은 확진·격리자는 투표 시 오후 5시50분 이후 외출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치러진 사전투표는 이와 달랐다. 당시 선관위는 확진자 등의 투표지는 투표 사무원이 전달받아 대신 투표함에 넣도록 했다.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직접 넣지 못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고지받지 못한 일부 유권자가 거세게 반발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선관위가 명확한 지침을 내놓지 않은 탓에 투표지를 수거할 때 쓰레기봉투나 소쿠리 등을 쓰는 촌극도 빚어졌다. 확진자 사전투표가 일반 유권자 투표가 진행 중이던 오후 5~6시 함께 이뤄진 점도 혼란을 키운 요인이다.
노정희 선관위원장(사진)은 이날 “혼란을 초래하고 국민께 불편을 끼쳐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사전투표 당시 긴 대기시간 등을 이유로 투표하지 않고 귀가한 확진·격리자의 본투표 가능 여부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선관위는 당시 본인 확인을 하지 않았거나 투표용지를 받지 않고 귀가했다면 9일 본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투표소에서 본인 확인 절차를 밟았다면 본투표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투표용지가 발급됐고 선관위 통합명부시스템에도 기록이 남아 투표자로 처리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투표용지 출력 여부 등 사례를 검토해 투표일 전까지 방침을 세우겠다”고 했다.
선관위는 사전투표에서 기표된 투표지가 배부된 사고는 현재까지 서울 은평구와 대구 수성구, 부산 연제구 등 세 곳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은평구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기표된 투표지를 유효표로 처리한 반면, 대구 수성구에서는 무효표로 처리해 선관위 판단이 제각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선관위 관계자는 “정상적 투표지이기 때문에 개표장에서 유효 처리될 것”이라고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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