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봄 분양 시즌이 시작됐다. 이달 전국에서 아파트 2만8500여 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건설회사들이 시장의 불확실성이 가시는 대통령선거 이후 대거 공급에 나서는 게 특징이다. 최근 청약 경쟁률 급락으로 움츠려진 봄 분양이 활기를 띨지 주목된다.
전국에서 2만8500여 가구 일반에 공급
7일 직방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47개 단지(사전청약 제외) 3만4559가구가 나온다. 이 중 2만8566가구가 일반에 배정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2만7936가구(일반분양 2만2145가구)가 나왔다. 일반적으로 설 연휴가 끝나면 봄 분양이 시작된다. 올해는 대선 여파로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올 들어 수도권에서 청약 미달 단지가 잇따른 것도 시기 조절에 영향을 준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이달 초 분양가 상한제에 적용되는 기본형 건축비 상한액이 올라가면서 건설사들이 분양을 재개한 측면도 있다. 국토교통부는 ㎡당 건축비 상한금액(16~25층, 전용면적 60~85㎡ 이하 기준)을 178만2000원에서 182만9000원으로 2.64% 올렸다. 기본형 건축비는 지난 1일 이후 입주자 모집 승인을 신청하는 단지부터 적용된다.
다만 입주 예정 물량은 실제 분양 물량과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지난달에는 당초 47개 단지, 2만8535가구가 공급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실제 공급량은 예정 물량 대비 75%에 그쳤다.
이달 말에는 사전청약을 통해 약 9100가구 공급도 예정돼 있다. 평택고덕, 화성동탄2 등 2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입주자를 모집한다. 지난달에는 약 6100가구의 사전청약 물량이 공급됐다.
수도권에선 자금계획 꼼꼼히 따져야
수도권에서는 전체 물량의 43%인 1만4853가구가 나올 전망이다. 이 중 서울에서는 5개 단지 총 1482가구가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강북구 미아동에는 한화건설이 ‘한화포레나 미아’(497가구)를 선보인다. 도보 1분 거리에 우이신설선 삼양사거리역이 있어 광화문 등 도심까지 30분대에 이동할 수 있다.인천에서는 3개 단지 총 3752가구가 공급된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가 많다. 제일건설이 시공하는 ‘제일풍경채 검단Ⅱ’(1734가구)는 서구 검단신도시에 들어설 예정이다. 앞서 공급된 1·3차를 비롯해 후속 단지인 4차까지 5000가구의 브랜드타운을 형성하게 된다.
경기에서는 14개 단지 9619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진흥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안양역 푸르지오 더샵’(2736가구·조감도)은 대우건설·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 시공한다. 인근에 월곶~판교 복선전철(월판선) 안양역 개통이 예정돼 있다. 반도건설이 화성시 장안면에 짓는 ‘화성 유보라아이비시티’는 1595가구(전용면적 59~84㎡) 모두 일반에 공급된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대부분이 규제 지역인 만큼 대출 여부 등을 꼼꼼히 따져 청약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청약 가점이 높지 않은 신혼부부 등은 생애 최초 특별공급 물량이 많은 단지를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지방에서는 1만9706가구가 분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부산이 4212가구로 가장 많다. GS건설·세정건설 컨소시엄이 수영구 남천2재개발구역에서 ‘남천 헤리치자이’를 선보인다. 913가구(전용 59~157㎡) 규모다. 광남초, 남천초·중, 부산동여자고 등이 가깝다.
경남(3944가구) 대구(3702가구) 등에서도 분양이 잇따른다. 우미개발이 경남 양산시 사송지구에서 ‘양산사송지구 우미린’(688가구·전용 84~112㎡)을 내놓는다. GS건설은 대구 북구 칠성동2가에 ‘대구역 자이더스타’(424가구)를 선보인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과 경부선 대구역을 이용하기 편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본부장은 “대선 이후 물량이 몰리면서 수요자들의 선택폭이 넓어질 것”이라며 “지역, 상품 특징, 자금 사정 등을 잘 고려해 청약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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