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현 신한금융투자 커버리지본부장(사진)은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산업 구조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쿠팡, 카카오뱅크 등이 전통산업을 대체할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으면서 금융투자회사들의 영업 방식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한금융투자에서 기업 대상 영업 인력(RM·relationship manager)을 총괄하는 권 본부장은 “앞으로는 산업 이해도가 뛰어난 RM을 갖춘 증권사가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며 “단순히 주식 발행이나 채권 발행 업무를 수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 회사의 성장 밑그림까지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본부장은 최근 이런 산업 구조 변화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대기업들 덕분에 올해도 IB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10대 그룹 대부분이 ‘지금 뭘 해야 하나’를 고민하며 밤잠을 설치고 있다”며 “산업 생태계의 획기적인 변화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수년 전부터 의학박사 등 전문가를 채용하고 리서치센터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전문성을 강화해왔다”며 “업계에서 가장 수준 높은 자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IB 시장의 흐름을 어떻게 보는가.
“신성장산업이 IB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등장하고 있다. 한국에서 산업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단면이다. 대기업 그룹도 변화하고 있다. 특별한 성장 스토리를 갖춘 ‘라이징 스타’(떠오르는 별)가 기업공개(IPO)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주춤하고 있는데, 올해도 IPO가 활발할 것으로 보는가.
“13조원어치 주식을 공모한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한 올해 IPO 시장도 약 20조원에 달하던 작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장을 준비 중인 알짜 ‘대어’들이 그만큼 많다. 이런 IPO 시장은 한국 주식시장 규모로 볼 때 충분히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 홍콩, 중국과 비교해 그동안 IPO 시장 비중이 너무 작았다.”
▷주목하고 있는 유망 산업은.
“앞으로 주목할 만한 주제는 리오프닝(경제 재개), 그린(친환경), 바이오, 플랫폼이다. 영화관, 면세점, 호텔 같은 경우 경제 재개 이후 호황을 누리면서 그동안 억눌렸던 신용등급도 재조명받을 수 있다. 그린은 IPO 분야에서 떠오르는 주제다.”
▷산업구조의 격변 시기 IB 서비스는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산업에 대한 이해도에서 가장 뛰어난 RM 인력을 갖춰야 한다. 단순히 주식 발행이나 채권 발행 업무를 수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 회사의 성장 밑그림까지 종합적인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회사의 고민에 맞춰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투자은행이 돼야 관련 인수합병(M&A)과 IPO 서비스 수임으로 연결될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 커버리지(영업담당) 본부는 어떻게 전문성을 키우고 있는가.
“작년 커버리지본부 내 인더스트리팀을 신설했다. 플랫폼과 콘텐츠, 바이오, 친환경 등 신성장산업에서 전문적인 자문 역량을 갖춘 혁신 조직이다. 의학박사처럼 그 분야 진짜 전문가를 채용하고, 리서치센터와 협업하며 차별화된 성장 및 금융 해결책을 제공하고 있다.”
▷M&A 시장은 어떻게 보는가.
“중견·중소기업 오너들이 가업을 2세에게 물려주기보단 매각한 뒤 현금으로 주는 일을 선호하는 추세다. 그래서 사모펀드(PEF) 전담 RM을 만들어 관련 거래를 발굴하고 M&A 자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고 있다.”
윤아영/이태호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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