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티 셰플러(26·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21~2022시즌 ‘돌풍의 핵’으로 급부상했다. 지난달 첫 승을 신고한 데 이어 한 달도 안 돼 올 시즌 가장 어려운 대회인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200만달러)까지 제패하면서다.
셰플러는 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클럽&로지(파72·746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씩을 맞바꿔 이븐파 72타를 쳤다.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를 기록한 셰플러는 공동 2위 그룹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지난달 WM 피닉스 오픈에서 ‘70전 71기’의 첫 우승을 신고한 데 이은 통산 2승째다.
이날 1타를 잃고 있다가 12번홀(파5)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하며 이븐파로 돌아선 셰플러는 이후 파 행진을 이어갔다. 승부처는 15번홀(파4). 티샷이 왼쪽으로 감겼고 세컨드 샷 실수까지 했던 셰플러는 세 번째 샷을 간신히 올렸으나 7m가 넘는 파 퍼트를 남겨놨다. 평균적으로 PGA투어 선수들이 홀인을 열 번 중 한 번 성공하는 거리다. 셰플러는 약 10%의 확률을 움켜쥐면서 우승 경쟁을 이어갔다.
16번홀(파5)에선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또 레이업을 해야 했지만 이번에도 파로 막았다. 남은 2개 홀도 파로 막은 셰플러는 경쟁자들이 무너지면서 1타 차 우승을 챙겼다. 셰플러는 “(첫 승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묵묵히 기다리며 꾸준히 운동으로 시간을 보냈고, 그 노력에 대한 결과가 최근 나오고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내가 하는 일들을 꾸준히 하며 눈앞에 있는 목표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린이 너무 어려워 퍼팅이 잘 안 되자 퍼터를 호수로 던져버린 선수도 있었다. ‘US오픈 난이도와 비슷하냐’는 질문에 셰플러는 “그렇다”고 했다. 그러면서 “3라운드도 충분히 어려웠기 때문에 4라운드에선 무조건 코스 세팅이 쉬워질 것으로 봤다”며 “하지만 믿기 힘들게도 최종라운드 코스는 더 어려웠다. 그린도 너무 빨랐다”고 전했다.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달리던 빌리 호셜(36·미국)은 3타를 잃고 4언더파 공동 2위로 마쳤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약 9m의 버디 퍼트를 넣으면 연장으로 갈 수 있었으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셰플러와 함께 경기한 빅토르 호블란(25·노르웨이)도 18번홀 5.5m 버디 퍼트를 놓쳐 공동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 선수로는 임성재(24)가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최종라운드에서 4타를 잃고 합계 3오버파 공동 20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시우(27)는 4오버파 공동 26위였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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